4차 대유행 돌발 변수···재난지원금 1인당 25만원서 깎이나

중앙일보

입력 2021.07.11 12:01

업데이트 2021.07.11 12:2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여당이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수정이 검토되고 있다.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은 소득 하위 80%에 지급하는 원안을 최대한 유지하고, 소비 진작 차원에서 마련한 신용카드 캐시백 등은 줄이는 방향이 거론되고 있다.

11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4단계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수천억원대의 추가 재정 소요가 생기게 됐다.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 때문이다. 지난 6일 공포된 손실보상법에 따라 정부는 집합금지ㆍ영업제한에 따라 손실을 본 소상공인에 대한 법적인 손실보상 의무가 발생한다. 추가 지출 소요가 발생한 만큼 기존 지출 프로그램을 구조조정하거나, 추가 재원을 찾거나 둘 중 하나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논의는 다시 소득 하위 80%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을 늘리기 위해선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늘리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 피해 지원 금액이 커지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80%보다 더 줄이거나, 80%로 유지하되 1인당 지원금액을 줄이는 방안까지 거론될 수 있다.

더욱이 재난지원금 지급은 코로나 전염 위험을 높이는 대면 소비를 장려하는 정책이다.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를 발령한 상황에서 전 국민에 소비 진작성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이런 방향성에 대해선 민주당 일부 대권 주자들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은 코로나 안정세를 전제로 소비 진작 및 경기 활성화도 고려하며 편성됐다. 재난지원금이 대표적”이라며 “바뀐 상황에 맞게 피해지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추경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용진 후보도 “추경안 중 재난지원금 예산 약 10조원에 대해 판단을 다시 해 볼 필요성을 느낀다”며 재난지원금 예산의 축소 또는 연기를 주장했다.

정부는 또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을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상생소비지원금'의 시행 시기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8∼10월에 하기로 했던 것을 9∼11월로 늦추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1조1000억원이 들어가는 캐시백을 아예 없던 일로 하고, 그 예산을 취약계층 지원에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캐시백 제도가 소비 여력이 있는 사람이 골목 상권에서 돈을 쓰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설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대면 소비를 권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여당 일각에서는 추경안 증액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2차 추경안에 대해서는 더 심각해질 소상공인 손실보상 피해지원에 대한 금액이 대폭 증액돼야 한다”며 “국회는 심의를 통해 새 추경안을 만든다는 각오로 국민의 아픈 삶을 챙길 수 있는 손실보상책을 대폭 증액하자”고 언급했다.

야권에서는 이른바 ‘두터운 선별 지원론’이 부상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은 4단계 거리두기로 피해를 보게 된 자영업자, 소상공인, 저소득 서민층을 도와드려야 한다”며 “소비 진작용 추경은 지금 상황에서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소득 하위 80%면 월 소득 878만원(4인 가구)인데, 이 80%에게 1인당 25만원을 다 드리기보다는 그 예산을 정말 어려운 분들을 위해 써야 한다. 그것이 공정이고 정의”라고 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날 열리는 고위당·정·청을 통해 2차 추경 방향을 논의한 후 본격적인 세부 방식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당 관계자는 “추경 증액과 기존 예산 구조조정 두 가지를 다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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