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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시민단체 눈치보나…백선엽 묘소 안내판 3일만 설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11일, 3일 동안 한시적 설치

6·25전쟁 영웅인 고(故) 백선엽(1920~2020) 장군 묘역 안내판이 이번에는 3일 동안만 설치됐다.

국립대전현충원 백선엽 장군 묘역에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대전현충원측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한시적으로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국립대전현충원 백선엽 장군 묘역에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대전현충원측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한시적으로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11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따르면 백 장군 서거 1주기를 맞아 지난 9일 오전 9시쯤 대전현충원 장군 제2묘역 입구에 안내판(故 백선엽장군 묘소) 2개를 설치했다. 대전현충원측은 이 안내판을 11일 오후 6시까지 3일 동안 설치한다.

대전현충원 관계자는 “서거 1주기를 맞아 몰려드는 참배객을 위해 안내판을 설치했다”며 “앞으로 참배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에는 백선엽 장군 묘역뿐 아니라 다른 묘역 안내판도 한시적으로 설치하겠다”고 했다. 현충원 관계자는 “안내판 설치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다”며 “안내판은 대전현충원이 보관 중인 물품을 재활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별도 비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의식한 거냐"

현충원의 이번 조치는 시민단체를 의식해서 그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내판을 계속 설치하면 안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충원 관계자는 “시민단체 등이 철거 요구를 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충원 관계자는 "이왕이면 계속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대전현충원에는 천안함 46묘역 안내판, 연평도포격전 전사자 묘역,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 등 약 10곳에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이들 안내판은 설치 이후 한 번도 철거된 적이 없다.

국립대전현충원 백선엽 장군 묘역에 백 장군을 추모하는 플래카드가 부착돼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국립대전현충원 백선엽 장군 묘역에 백 장군을 추모하는 플래카드가 부착돼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월 백 장군 묘역 안내판 철거 

대전현충원은 지난해 7월 안장 당시부터 장군 제2묘역에 백 장관 묘소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지난 2월 5일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회원 20여 명은 백 장군 묘소 바로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백 장군을 이장(移葬)하라고 주장했다. 친일 행적이 있다는 게 이장을 요구하는 이유였다. 또 현충원 주차장과 장군 제2묘역에 설치됐던 안내판도 없애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대전현충원은 당일 곧바로 안내판을 철거했다. 대전현충원 측은 "당시 안내판은 폐기했다"고 했다.

백 장군 명예원수 추대식도 열려 

한편 지난 10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백선엽 명예원수(名譽元帥) 국민추대식’이 열렸다.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나라지킴이고교연합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전군(全軍)구국동지연합회, 대전태극연합 등이 참석했으며 예비역 육군 대장인 백 장군에게 국민 이름으로 명예원수 칭호를 부여했다. 이들은 백 장군 묘소 앞에 명예원수 추대패를 올리고 ‘내가 뒤로 물러서면 나를 쏴다’라는 고인의 호국정신을 추모했다.

백선엽 장군 1주기 추모식이 지난 9일 오후 고인이 잠들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 장군제2묘역에서 육군협회 주최로 엄수됐다. 추모식을 마친 유족과 권오성 육군협회 회장(오른쪽)이 백 장군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백선엽 장군 1주기 추모식이 지난 9일 오후 고인이 잠들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 장군제2묘역에서 육군협회 주최로 엄수됐다. 추모식을 마친 유족과 권오성 육군협회 회장(오른쪽)이 백 장군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이날 같은 시간 대전현충원에서는 해군본부 주관으로 지난 8일 타계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고 최영섭(1928~2021) 예비역 해군 대령 안장식이 거행됐다. 이날 두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기리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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