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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260건 줄취소” 코로나 걱정에 제주 여행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낮 12시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의 무지개담장 포토존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곳은 평소 시간대별로 수십~수백 여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최충일 기자

9일 낮 12시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의 무지개담장 포토존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곳은 평소 시간대별로 수십~수백 여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최충일 기자

코로나 확산세에 제주여행 취소 속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인 확산세를 보이면서 제주지역 관광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는 등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제주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11일 제주지역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한 리조트형 특급호텔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260여건의 예약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제주공항 근처의 제주시내 도심형 특급호텔도 예약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름 성수기를 기대하던 제주도내 여행사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도내 패키지 여행수요가 적은 상황에서 코로나19와 장마 영향으로 최근 예약이 40%가량 떨어졌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주말 하루 관광객 6월 4만500명→7월 3만5000명

지난 9일 낮 12시 제주시 모 렌터카 차고지에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렌터카들. 최충일 기자

지난 9일 낮 12시 제주시 모 렌터카 차고지에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렌터카들. 최충일 기자

가족단위 여행객들을 비롯해 7·8월 유치했던 소규모 기업·단체 예약도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이다. 렌터카 업계도 지난달보다 가동률이 20%가 떨어졌다.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렸던 제주는 이달 수요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말(25∼27일) 제주 관광객은 12만4715명으로 하루 평균 4만1572명의 관광객이 몰렸지만, 이달 첫 주말(2∼4일)에는 10만5316명, 하루 평균 3만5105명에 그쳐 15.6%가 줄어들었다. 평일 관광객도 줄었다. 지난 8일 제주 관광객은 3만3940명으로 한 주 전인 지난 1일 3만8320명보다 11.4% 적게 찾았다.

제주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큰 맘 먹고 제주도 숙소를 예약했는데 수수료가 들더라도 지금 취소하는 게 나을까요?’, ‘제주도 휴가 취소해야할까요?’ 등 제주행을 고민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관광객이 줄고 있지만 제주도의 방역고민은 이어지고 있다. 두자리 수 확진이 연일 이어지고 있고, 7월 들어 발생한 확진자 87명 중 절반 이상인 44명(50.6%)이 다른 지역 거주자로 조사돼서다.

제주도 휴가 취소 관련 카페글 잇따라

지난 7일 제주도 여행 관련 인터넷 카페의 한 회원이 '제주도 휴가 취소해야할까요?' 제목의 글을 올려 회원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네이버 카페 화면 캡처]

지난 7일 제주도 여행 관련 인터넷 카페의 한 회원이 '제주도 휴가 취소해야할까요?' 제목의 글을 올려 회원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네이버 카페 화면 캡처]

또 이 87명의 확진 요인 중 타 지역을 방문하거나 타 지역 확진자의 접촉자 등 외부 요인으로 양성판정을 받은 사례가 53명으로 전체의 60.9%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름 휴가시즌이 시작된 후 관광객에 의한 확진이 더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오는 12일 0시부터 25일 24시까지 제주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2단계로 격상하기로 결정했다”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직격탄을 피해갈 수 있도록 제주도민과 입도객이 경각심을 풀지 않고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공항, 국내선 이용객에 국제선도 개방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지난 6일부터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발 대합실을 국내선 항공기 이용객에게 개방했다. 최충일 기자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지난 6일부터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발 대합실을 국내선 항공기 이용객에게 개방했다. 최충일 기자

한편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지난 6일부터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발 대합실을 국내선 항공기 이용객에 개방하는 이례적 조치를 시행했다. 7~8월 휴가철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로 몰릴 것을 대비한 방역조처다.

이번 조치로 제주공항 기존 국제선 9개 탑승구 중 5개를 국내선에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선 탑승구는 기존 15개에서 20개로 확대된다. 제주공항 국제선은 지난해 2월 무사증 입국 제도 중단 이후 일부 특별 항공편을 제외하고 대부분 운영이 멈춘 상태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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