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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허가받은 신한울 1호…“탈원전 정책 안 바뀐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7.11 08:16

업데이트 2021.07.1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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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용 경제정책팀장의 픽: 신한울 원전 1호기

신한울 원전 1호기가 완공된 지 15개월 만에 조건부 가동 허가를 받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안을 수정, 의결했다. 현 정부에서는 2019년 신고리 4호기에 이어 두 번째 신규 원전 허가다.

신한울 원전 1호기는 지난해 4월 공사를 끝내고 가동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원안위 위원들이 비행기 충돌 위험,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 등의 이유로 반대하며 허가가 미뤄졌다. 여기에 환경시민단체에서 제기한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 원자로 격납 건물 내부의 수소 농도를 낮춰 원전 폭발을 막아주는 장치) 안전성 문제도 발목을 잡아왔다. 환경시민단체들은 PAR의 결함을 한수원이 은폐했다고 주장해왔다. 원자력 업계에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4월 시공을 마친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발전용량은 1400MW급이며 설계 수명은 60년이다. 경북도 제공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4월 시공을 마친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발전용량은 1400MW급이며 설계 수명은 60년이다. 경북도 제공

그럼에도 원안위가 신한울 1호기 가동을 허가해준 가장 큰 이유는 이미 공사가 끝난 원전의 가동을 미룰수록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울 1ㆍ2호기 가동 지연에 따른 이자 상환 및 인건비 부담 등으로 하루 평균 11억 원의 별도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멀쩡한 원전을 지어놓고도 운영하지 못하는 사이 국민 혈세가 계속 소비된 셈이다.

지난달 23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미 완성단계에 있는 원전을 아무 일도 안 하고 그냥 묵히는 문제는 빨리 정리해야 한다. 원자력안전위원장에게 요청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원안위가 신한울 1호기의 운영 허가를 승인하면서 향후 탈원전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사실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중립을 위해서라도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원전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후 원전 수명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한다. 탈원전으로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원전 수출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올여름 전력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며 원전의 필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7000억원이 투입됐다가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ㆍ4호기에 대해 정부가 최근 “건설 재개는 없다”(문승옥 산업부 장관)고 명확하게 밝힌 것에 비춰볼 때 탈원전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도 그냥 내준 것이 아니다. 원안위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4가지 조건을 걸었다. 이 조건이 이행되지 않으면 관련 법령에 따라 허가 취소나 고발까지 가능한 길을 열어놨다. 가동 시점도 연료 장전과 시운전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러야 내년 3월에야 상업 운전이 가능하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신한울 1호기는 핵심 부품 국산화를 통해 기술 자립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는 상징성이 큰 원전”이라며 “이런 신한울 1호기에 운영 허가를 내주는 것은 당연한 절차인데, 원안위가 지나치게 시간을 끌면서 가동이 비정상적으로 미뤄졌던 것”이라고 짚었다. 정 교수는 이어 “이번 운영 허가 건만으로 정부가 탈원전 정책의 기조를 바꾼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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