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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부채 함정까지…고차방정식된 한은의 금리 인상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7.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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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 금융팀장의 픽: 부채 함정

한국 경제가 ‘부채 함정(Debt-Trap)’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달 22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다. 한국 경제 규모의 2배를 넘는 가계와 기업의 빚이 덫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1월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의 모습. [중앙포토]

지난 1월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의 모습. [중앙포토]

지난 9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민간부문의 부채가 더욱 증가한다면 우리 경제가 부채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며 “부채 규모가 어느 수준이면 부채 함정에 빠지게 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채 함정은 과도한 빚이 누적돼 부실화될 위험으로 인해 금리를 올릴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기준 가계의 빚은 1765조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단순 수치만이 아니다.

가계와 기업 부채는 이미 경제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한은에 따르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분기 말 가계신용 비율은 104.7%다. 이른바 부동산과 주식, 암호화폐 시장 과열 속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로 인해 가계 빚 증가세는 빨라지고 있다.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가계 빚에 더해 기업 대출 등도 늘어나며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1분기 216.3%를 기록했다. 민간신용은 가계의 대출금과 기업의 대출금, 채권, 정부 융자 등을 포함한 수치다.

늘어난 빚은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이자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 특히 시중에 풀린 과도한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긴축으로 돌아설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70% 이상이 변동금리다.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금융당국에서 가계 등의 과도한 빚으로 인한 금융불안정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런 맥락과 닿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과 통화정책을 동원해 시중에 풀었던 막대한 유동성이 자산 과열을 야기하며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이 커지고 있어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민간의 자체적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필요하다”며 “금리가 올라도 상환 능력에 문제가 없는지 재무건전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도 지난 2일 “시장 참여자의 금리 상승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부동산 등의 투자에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전례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빚투와 영끌 속 1분기 가계빚 1765조원 증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빚투와 영끌 속 1분기 가계빚 1765조원 증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한은은 빠르게 늘어가는 민간부채와 그에 따라 커지는 금융불안의 압력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차선을 바꾸기까지 무사히 통과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닌 형국이다.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해야 할 만큼 확산세가 심화하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통화 정책 정상화를 향해 움직이는 한은은 일단 보폭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는 15일 금통위에서 가시적인 움직임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부채 함정까지 가세하면 통화 당국이 풀어야 할 고차방정식의 난이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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