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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효환 번역원장 “온라인 플랫폼·번역대학원 만들 것”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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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호 19면

곽효환 번역원장

곽효환 번역원장

“노벨문학상은 더이상 한국문학의 목표가 아니다.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일원으로 자리 잡는 중간 관문일 뿐이다.”

이제는 노벨상에 목매지 말자는 얘기다. 세계문학과의 관계에서 한국문학에 웬만큼 자신감이 생겼다는 얘기도 된다. 지난 5월 3년 임기를 시작한 한국문학번역원 곽효환(53·사진) 원장의 참신한 발언이다. 지난 6일 간담회에서다. 곽 원장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라는 표현도 이제는 쓰지 않으려 한다”는 말도 했다. 역시 더이상 을의 입장에서 바깥에 매달리지 말자는 얘기다.

그러면서 크게 네 가지의 번역원 사업 추진 방향을 밝혔다. 한국 문학작품이 상시 거래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현재 한국문학 번역 인력을 양성하는 아카데미를 교육부 인가를 받은 대학원 과정 교육기관으로 격상하겠다는 구상이 눈길을 끈다. 상시 현지 조사를 통해 언어권·국가별 맞춤형 전략에 따라 한국문학을 소개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작가 연대기, 작품 세계, 저작권 거래 현황 등 해외 출판사나 에이전트가 관심 있어 할 만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실제 거래도 이뤄질 수 있는 형태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5년간 해외 출판사가 한국문학을 번역·소개하겠다며 번역원에 지원 요청한 건수가 평균 17.1% 증가한 현실을 감안해 아예 공식 좌판을 열겠다는 뜻이다.

학위 과정 번역 대학원은 번역 훈련을 받은 외국인들이 모국으로 돌아가 대학 등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일종의 자격 조건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다. 현재 번역원 아카데미 과정 수료생은 한 해 150여 명, 이 가운데 80~90%가 외국인이다. 이들이 일회성 번역 훈련 체험에 그치지 않고, 해외의 한국문학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곽 원장은 직전까지 30년간 대산문화재단에서 일하며 국제 문학 교류 경험을 쌓았다. 해외에서의 한국문학 위상이 확실히 달라지고 있는 만큼 번역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가령 최근 한국문학 해외 출간 종수는 번역원 지원과 민간 부문을 합쳐 한해 2500종에 이른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번역원 한 해 예산은 120억원. 이날 밝힌 새로운 사업들을 위해 40억~55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번역대학원 발족을 위해서는 교육부 허가도 따야 한다. 곽 원장은 “기획재정부에 추가 예산 확보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등단 시인인 곽 원장은 『너는』 등 네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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