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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신 강성태 "서울권 약대, 입학정원 절반이 여대…男차별"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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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정치인의 발언인가 싶지만 아니다. ‘공신’ 강성태(39) 공신닷컴 대표가 한 말들이다. 최근엔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 관련 “이 분이 탑, (공시생들에게) 노하우 공유해달라”고 비꼬았다. 15년 넘게 교육에 발 담근 기업가이자 100만 유튜버, 영향력 있는 ‘공부 멘토’인 그는 왜 이렇게 사회적 논란이 될 만한 말을 쏟아낼까. 인기를 의식한 대중 영합일까, 진심 어린 소통의 일환일까. “진보·보수 눈치 안 본다”면서 남몰래 청년 정치인의 꿈을 키우는 중인 걸까. 지난 6일 그를 만나 이런 정치적 발언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지난 6일 강성태(39) 공신닷컴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수경PD

지난 6일 강성태(39) 공신닷컴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수경PD

강성태는 교육자? 사업가? 스스로 정의한다면.
난 선생님이 아니다. 기업가다. 교육자로서 부족한 게 많다. ‘공신’이란 말도 대학 교육 봉사 동아리 활동 시절에 형편 어려운 친구들 ‘공’부를 ‘신’나게 도와준다는 의미로 썼다. 당시 ‘선생님’이란 표현은 안 쓰는 게 철칙이었다. ‘친형’ 멘토링이 모토였다. 근데 이제 친형이라기엔 나이가…. 꼰대 되지 말자 생각하지만, 아재가 되어간다. 고민이다. 어디서 말한 적은 없는데 유튜브 채널이나 지금 하는 일의 취지를 이어갈 사람을 조금씩 찾고 있다.
‘공부의 신’이라는 표현이 부담될 거 같은데.
본의 아니게 ‘공부의 신’으로 알려져 우리도 결국 그렇게 쓰고 있다. 세상에 공부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난 그렇게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다. 당연히 부담 있다.
학생들과 소통 많을 텐데, 학생들 고민은.
취업이다. 고등학생, 심하면 중학생, 초등학생도 취업 이야기한다. 대단한 사회 고민 아니라 밥벌이 같은 생존 문제를 고민한다. 이런 경쟁이 치열하니 그 경쟁이 공정한지 정말 관심 크다.
이들 학생들의 ‘공정’은 뭐가 다른가.
다른 세대 ‘공정’과 다르지 않다. 다만 중요한 가치를 묵과하지 않는 게 특징인 것 같다. 내가 당연시하고 지나치는 걸 지적한다.

서울권 약대 입학 정원, 女大가 절반 넘는 건 불공정

올해 약대 입시 공정성 문제 제기도 그런 맥락인가.
올해부터 다시 약대생을 학부에서 뽑는다. 올해 입시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37개 대학에서 1957명(정원 외 포함)을 뽑는다. 의대 같은 자연계 최상위 인기학과 정원이 2000명이 늘어난 거다. 입시 판도를 흔들 거다. 학생들 입장에선 2000명이 늘었으니 대박이다. 제일 많이 뽑는 게 중앙대다. 130명 뽑는다. 두 번째가 이화여대(129명), 세 번째, 네 번째가 숙명여대, 덕성여대다. 근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 제일 많이 뽑는 3곳이 여대다. 서울권 약대만 보면, 총 정원 662명 중 여대 정원(345명·52%)이 비(非) 여대보다 많다. 남학생들은 지원 기회 자체가 제약된다. 남녀차별이다. 기성세대는 그냥 지나칠 문제지만 요즘 학생들은 문제 제기한다. 청와대 청원도 넣는다. 물론 여대 정원이 많다는 게 불법이나 비리는 아니다. 기회 평등 관점에서 맞는 건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022학년도 약학대학 모집인원 순위. 조은재PD

2022학년도 약학대학 모집인원 순위. 조은재PD

‘反페미니즘’ 조류에 편승한 문제제기라는 지적도 있는데.
남자 대학 문제여도 똑같이 문제제기했을 거다. 그리고 만약 약대 말고 의대 정원이 그렇게 늘었다 치자. ‘서울권 의대에서 여학생들만 절반 이상 뽑겠다’고 하면 납득될까. 약대라고 다를 게 없다.
결국 이런 논의 거듭되면 ‘여대 무용론’으로 귀결되지 않나.
100년 전쯤 여자들은 교육 기회가 적었다. 그래서 여대가 생겼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물론 지금도 남녀차별이 완벽하게 해소됐다고 볼 순 없지만 시대 변화에 맞춰 제도나 삶의 방식이 바뀌기 마련이지 않나. 또 교육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다양성과 폭넓은 사고가 필요한 게 대학인데 특정 성별만 모여 있다면 경쟁력에 도움이 될까. 고민해볼 시기라고 본다.

“청와대 1급 25세, 정무직은 괜찮다?…폭동 안 일어난 게 신기”  

예전에 정치권 제안도 받았다고.
보수 정당에서 비례대표와 지역구 제안 있었다. 진보 정당에선 최고위원 제안했다. 입시 비리나 입시정책 문제점 불거지면 공론화시킨 적 있어서 이런 제안이 왔을까 싶은데. 진보나 보수라는 이유로 그런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다. 양쪽에 잘 보일 이유도 없다.
최근 박성민 청년비서관 임명 비판했다. 학생들 분노가 크던가.
폭동 안 일어난 게 신기할 정도다. 하루에 10시간씩 피 터지게 공부해서 9급 공무원 된다. 학생들 입장에선 허탈함 말고 너무 궁금하기도 한 거다. 5급도 어마어마한 건데 25세, 1급….죽기 전에 가능할까 싶은 일이 생긴 거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그 자리가 청년들 대변하고 그들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를 논하는 자리인데, 더 나은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과연 최선이었을까 궁금하다.  
지난 달 21일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내정됐다.

지난 달 21일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내정됐다.

“정무직에 대한 이해가 없는 비판”이란 지적도 나오는데.
그럼 청와대 정무직 1급이 안 대단하다는 건가. 누군 평생 뼈 빠지게 해도 이루기 어려운 일 아닌가. 학생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거쳐 자기 능력을 보여줬느냐,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해한다. 요즘 학생들도 알 거 다 안다. 청와대 비서관 하면 공기업 수장으로 가거나 대기업 스카우트되거나, 국회의원 출마하는 거 검색만 해봐도 다 안다. 그래서 그 과정이 공정했느냐고 묻는데, 정무직이라 괜찮다? 어떤 면에서는 동문서답일 수도 있는 거고.  

조국 전 장관 딸 천재 수학자 ‘폰 노이만’ 비교…“당연히 비판한 것”

조국 딸을 천재 수학자 '폰 노이만'에 빗대 옹호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당연히 비판한 거다. “고등학생 때 이 정도 논문 썼다는 건 한국에 폰 노이만 나온 게 아니냐”고 한 건 정말 굉장한 비판이었다. 폰 노이만은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다.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쓰는 컴퓨터는 없다. 9살에 미적분을 터득한 사람이다. 난 예전에도 이런 식으로 여러 번 표현했다. 교수들이 권위적인 학술지에 자기 자녀 이름을 공저자로 올리는 일이 생기면 “조만간 우리나라에 노벨상 나오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이게 칭찬이 아니지 않나. 내 딴에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다는 표현을 한 건데….  
조국 전 장관 딸 입시특혜 의혹 불거졌을 당시 강성태 대표는 라이브 방송에서 ″한국에도 폰 노이만 급 천재가 나온게 아니냐″고 해 옹호논란이 벌어졌다.

조국 전 장관 딸 입시특혜 의혹 불거졌을 당시 강성태 대표는 라이브 방송에서 ″한국에도 폰 노이만 급 천재가 나온게 아니냐″고 해 옹호논란이 벌어졌다.

두 차례 사과했지만 발뺌한다고 비난이 계속됐다.
오해를 샀으니 내 책임이다. 내 입장에선 교육 관련 이슈 얘기해주며 학생들과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봤는데,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비리는 교육 비리라도 다루지 않는 게 맞나’ 싶었다.

“교육정책, 정치적 이상 실현 도구로 전락”

교육 비리 제보 많은가. 요즘 어떤 내용 많나.
‘학생부 갑질’이다. 선생님이 ‘항상 가해자는 남자, 피해자는 여자’라는 식으로 생각을 강요한다는 제보가 어제 들어왔다. “선생님 말씀을 안 따르면 너는 공부를 잘못하고 있는 거야.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어”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 학생이 내게 공론화를 요청했다.
이런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폐해가 심한가.
학종, 입학사정관제 도입된 초창기엔 논문 쓴 학생들이 너무 많았다. 명문대 진학에 필수였다. 그때 ‘나 같은 사람은 서울대는커녕 대학은 갈 수 있을까’ 싶었다. 이런 기회를 잡고 명문대 가는 학생들이 많았다. 반대로 이런 기회 없는 학생들 보면 마음이 아프다. 형편도 안되고 스펙 없는 학생들은 대학을 못 간다. 아예 공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대학에 떨어진다. 
수능(정시)만 공정하다는 것도 환상 아닌가. 강남 학생들이 수능도 더 잘 본다는데.  
수능은 시험장 가서 학생이 직접 지식을 평가받고 이겨내야 한다. 누가 대신 (시험문제를) 풀어주는 건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근데 학종은 남이 대신해주는 게 많다. 첨삭도 돈 있으면 다 된다. 이런 학종이 70~80%까지 확대되면 결국 남이 쳐주는 시험이 된다. 그렇다고 학종을 아예 없애자는 게 아니다. 분명 점수로 알기 힘든, 천재 같은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특출난 학생들이 70~80%씩 되진 않는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 뉴스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 뉴스1

수능도 결국 '줄 세우기','서열화' 문제 원인 아닌가.
입시는 줄 세우기다. 수시라고 줄 안 세우나. 학종은?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입시에서 일부는 떨어진다.
꽤 오래 어쨌든 교육 일을 해왔다. 교육이 발전했다고 보나.
내가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벌써 15년째 몸담고 있다. 예민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 시간 동안 교육 현실이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양극화는 심해졌다. 정책은 조변석개(朝變夕改)다. 한때 통합논술이 대세라고 했다가 이젠 그 이름조차 기억 못 한다. 또 몰입식 영어교육이 유행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그게 뭔지 기억도 안 나게 유행이 바뀐다. 학생들은 스스로 실험용 쥐라고 한다. 이런 거 보면 가끔 ‘한국에 교육이라는 게 있긴 있나’ 싶을 때가 있다. 교육 제도나 정책 만드는 게 정치적 이상 실현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학생을 위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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