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통일부도 없애자" vs 이인영 "당론이라면 유감"

중앙일보

입력 2021.07.09 16:51

업데이트 2021.07.09 17: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통일부 존폐를 놓고 충돌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쪽 진영은 원래 작은 정부론을 다룬다. 우리나라 부처가 17~18개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하면 좀 많다”며 “여가부(여성가족부)나 아니면 통일부 이런 것들은 없애자”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 대표는 9일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차원에서 통일부 폐지론을 꺼냈다. 임현동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 대표는 9일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차원에서 통일부 폐지론을 꺼냈다. 임현동 기자

그는 “통일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게 아니라, 외교와 통일 업무가 분리된 게 비효율일 수 있다”며 “외교의 큰 틀 안에서 통일 안보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인 2007년 말 통일부를 외교부에 흡수시키는 방안을 추진한 적이 있는데, 이의 연장인 셈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남북 관계는 통일부가 주도한 게 아니라 국정원이나 청와대에서 바로 관리했고, 통일부 장관은 항상 좀 기억에 안 남는 행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일부가 주목받았던 시절은 딱 한 번, 과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외교ㆍ통일 부총리 역할을 하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굉장히 격상된 위치에서 외교 주무 부총리로서 일했을 때”라고 덧붙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국민이 함께 만든 통일국민협약안 전달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국민이 함께 만든 통일국민협약안 전달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즉각 반발했다. 이 장관은 “통일부 폐지와 관련한 이 대표의 발언이 국민의힘 당론인지 묻고 싶다”며 “당론이라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전직 통일부 출신 고위 인사들도 이 장관을 거들었다.

익명을 원한 전직 고위 당국자는 “한국은 남북한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다”며 “북핵 협상 등 외교부 업무 중 북한과 관련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대표의 언급은) 통일부의 전문성과 남북 협상 등의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직 고위 당국자는 “과거 보수 정권 때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한 적도 있지만, 이 대표는 남북 관계가 냉각기였던 최근 보수 정부만 참고 한 게 아니냐"며 "정동영 장관 때 역할을 한 게 (통일부의) 전부라는 이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통일부를 없앨 일이 아니라, 통일부에 힘을 실어 주는게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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