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 ‘자살테러’ 홍콩 등장했다…폭탄 만들려던 중고생 체포

중앙일보

입력 2021.07.09 05:00

2일 전날 발생한 경찰 습격 장소에 조화를 들고 찾아온 홍콩 시민들을 경찰이 둘러싸고 있다. [AP=연합뉴스]

2일 전날 발생한 경찰 습격 장소에 조화를 들고 찾아온 홍콩 시민들을 경찰이 둘러싸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의 통제 강화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는 홍콩에서 지난 1일 경찰관 피습 사건이 발생한 이후 방화와 폭탄 테러 모의 사건 등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국가보안법 시행 등으로 억눌려온 사회적 분노가 ‘자살 테러’ 등 극단적인 방식으로 전환되는 양상일 수 있다”고 7일 보도했다.

WSJ, 경찰 피습 사건 파장 보도
시민들, 애도하며 '순교자' 추앙
당국 압박에 저항 수위도 올라

경찰 찌르고 극단적 선택

앞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자 홍콩의 주권 반환 24주년이었던 지난 1일 홍콩의 한 번화가에서 50대 남성이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다가가 등을 칼로 찌른 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관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회복 중이지만, 자신의 심장을 찌른 남성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그가 정부에 대한 개인적인 반감을 이유로 테러를 감행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였다며 홍콩시민들에게 “폭력 행위를 미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사건 현장 주변에 꽃을 놓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그를 ‘순교자’라 치켜세우는 글도 남기고 있다.

같은날 홍콩 최고통치권자의 관저 인근에서는 휴대용 연료통 6개와 인화성 물질이 담긴 병 3개를 소지하고 있던 19살 여학생이 발견돼 방화 사건 연루 혐의로 경찰이 체포했다. 사흘 뒤엔 경찰서 방화 및 경찰관 살해를 선동한 혐의로 26세 남성과 20세 여성이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2일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과 지역 온라인 포럼 사이트(LKHKG)에 경찰서 방화와 경찰관 살해 등을 부추기는 메시지를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일에는 폭발물을 제조해 홍콩 시내 곳곳에 설치한 뒤 폭탄 테러를 하려던 혐의로 용의자 9명을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검거한 9명 중 6명이 중고생이라며 이들 일당이 침사추이의 호텔에 마련한 실험실에서 사제 폭탄을 만들려 했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급진적인 정부 반대자들이 앞으로 수년간 더 극단적인 전술에 의존할 수 있다”며 테러 위협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입법 회의에 출석해 “(테러에 대한) 공감은 지지가 되고, 지지는 참여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홍콩 당국은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입법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 도심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한 홍콩 시민이 홍콩보안법 반대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홍콩 도심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한 홍콩 시민이 홍콩보안법 반대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WSJ "억압하면 오히려 부추기는 꼴" 

월스트리는저널은 홍콩 당국이 이처럼 긴장하는 이유에 대해 “국가보안법 시행에 따라, 집회와 시위 등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이 금지되자 정부 반대자들이 극단적인 전술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시민들에게) 테러에 대한 위협을 강조하고 억압할수록, 더 그쪽으로 부추길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또 지난 1일 벌어진 사건이 홍콩의 첫 번째 ‘자살 공격’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티베트에서는 수십 명의 승려들이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분신했고,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역시 경찰에 대한 자살 폭탄 사건을 벌여왔다. 당국자들은 홍콩 내에서 이 같은 위협이 지속되지 않도록 더 많은 법을 시행하고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둘러싼 규제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홍콩 정부가 억압 수위를 높이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빅토리아 후이 노트르담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애도와 테러를 연결하는 것은 이미 홍콩 시민에 대한 조치가 ‘탄압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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