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쉼터 내던지고 봉사자 폭행한 남성 입건[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07.09 05:00

업데이트 2021.07.09 13:20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른바 ‘캣맘·캣대디’와 지역주민 간의 갈등이 폭행과 형사고발로까지 번졌다. 길고양이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한 남성이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 시설을 부수고 폭력을 행사하면서다. 고발장을 접수한 동물보호단체는 “고양이를 돌보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며 엄벌을 호소했다.

길고양이 쉼터 부순 남성 입건

8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주거지 인근에 위치한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의 모습. 이가람 기자

8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주거지 인근에 위치한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의 모습. 이가람 기자

서울 중랑경찰서는 최근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모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중랑구 면목동 주민인 김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0시쯤 자신의 거주지 인근 공공녹지대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 시설을 집어 던진 혐의로 6일 고발당했다. 당시 쉼터 안에는 태어난 지 2주 된 새끼 고양이 2마리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현장에 있던 봉사자(캣맘)들에게 플라스틱 그릇을 던진 혐의도 받는다. 중랑서 관계자는 “동물보호법 위반과 폭행, 재물손괴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는 고발장이 접수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고발장을 접수한 동물권익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는 “길고양이와의 공존에 대한 이해보다는 무조건적인 혐오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카라 측은 “가해자는 평소에도 고양이 급식소를 돌보는 봉사자들의 활동 자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을 넣어왔다”며 “급식소는 공원부지에 설치돼 주차장과는 무관하나 고양이로 인해 자신의 차량이 손상되었으니 이를 보상하라고도 주장했다”고 말했다.

“길고양이 피해 생겨도 참으라고만 강요”

8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주거지 인근에 위치한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의 모습. 이가람 기자

8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주거지 인근에 위치한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의 모습. 이가람 기자

그러나 고발당한 김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한때 사비로 사료와 장난감 등을 직접 사서 전달해준 적도 있다”며 “그러나 길고양이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피해가 커져 민원을 넣고 항의를 해도 동물보호단체와 구청은 참고 지내라고만 강요했다”고 토로했다.

김씨에 따르면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거주지 인근에 돌아다니던 길고양이는 한 마리였다고 한다. 그러나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 시설이 들어서면서 최근 길고양이는 10마리로 늘었다. 김씨는 “구청은 중성화 수술을 통해서 개체 수를 줄여나가겠다고 설명하지만 정작 길고양이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길고양이들이 주차된 제 오픈카 천막 지붕 위에 지내면서 발톱으로 인해 천이 훼손됐고 울음소리 때문에 한밤중에도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쉼터 위치를 옮겨달라고 요청하면 오히려 캣맘들은 저 보고 차를 다른 곳에 주차하라고 했다”며 “길고양이 때문에 2년 넘게 살던 집의 주차장을 놔두고 다른 곳에 주차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요청해도 위치를 옮겨주지 않아 직접 쉼터를 철거하고자 했을 뿐 폭행을 하려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동일한 피해 호소 많아, 그러나 제재 어려워”

8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주거지 인근에 위치한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의 모습. 이가람 기자

8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주거지 인근에 위치한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의 모습. 이가람 기자

중랑구 소유의 공원부지에 위치한 해당 급식소는 지역 동물보호 단체인 ‘중랑길고양이친구들’(중랑길친) 모임에서 관리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중랑길친 관계자는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으시다가 고양이가 차에 흠집을 낸다고 하시기에 원만한 해결을 위해 차량 덮개 2개를 직접 구입해서 전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카라 측은 중랑길친 관계자들이 중랑구청과 면담을 통해 급식소와 쉼터 시설 운영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중랑구청 관계자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거나 쉼터를 운영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해 금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며 “이번 사건의 당사자 외에도 차량 훼손 피해를 호소하는 여러 민원이 접수돼 동물보호단체 측에 주변 정리와 관리를 잘해달라고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중랑구 캣맘 폭행사건’으로 규정한 카라 측은 현재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 서명을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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