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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매운맛’ 강경민, 올림픽서 통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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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강경민

강경민

한국 여자핸드볼의 ‘매운맛’ 강경민(25·광주도시공사·사진)이 떨리는 마음으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내 스타일이 유럽 선수에게 통할지 잘 모르겠다. 올림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206골 리그 최다 득점 #부상 후 수영 강사로 전업하기도 #“유럽 팀 하나는 꼭 이기고 싶다”

강경민은 한국 여자핸드볼의 간판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SK 핸드볼코리아리그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석권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무려 206골을 성공, 종전 리그 최다득점 기록이던 185골(2013시즌 장소희)을 넘어섰다. 어시스트(69개)를 더한 공격포인트도 1위(275개)였다.

강재원 핸드볼대표팀 감독은 센터백(CB) 자원으로 베테랑 이미경(오므론)과 강경민을 선택했다. 핸드볼의 센터백은 농구의 가드, 축구의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코트 중앙에서 공격을 진두지휘한다. 강경민은 왕성한 운동량과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1대1 상황에서 공격을 쉽게 풀어낸다. 스피드가 느린 유럽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선수로 평가받는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광주도시공사에 입단한 강경민은 2015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고난의 벽에 부딪혔다. 2016년 발목 부상을 입었고, 2017년 어깨 인대까지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다. 2018년 11월 임의탈퇴 신분이 됐다.

그는 핸드볼을 더는 하지 않겠다며 수영 강사로 일했다. 강경민은 “부상 후 복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어렸을 때 핸드볼을 하기 전 잠깐 수영을 했다”고 말했다.

오세일 광주도시공사 감독이 방황하던 그를 붙들었다. 청소년 대표 때 호흡을 맞춘 오세일 감독은 2019년 광주도시공사 사령탑에 오른 뒤 강경민을 설득해 유니폼을 다시 입혔다.

강경민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선생님을 보고 (프로에) 돌아왔다. 1년 가까이 쉬어서 예전 기량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걱정과 달리 그의 기량은 녹슬지 않았다. 두 시즌 연속 리그를 평정했다. 그리고 올림픽 첫 출전을 눈앞에 뒀다.

여자핸드볼은 위기다. 도쿄올림픽까지 올림픽 10회 연속 진출 대기록을 세웠지만, 최근 성적은 기대 이하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는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도쿄올림픽에선 유럽 강호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몬테네그로, 개최국 일본, 아프리카 복병 앙골라와 A조에 속했다.

강경민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리우올림픽 때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핸드볼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있지 않나. 언니들도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유럽) 한 팀이라도 꼭 이겨서 예선을 통과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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