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 백지영'의 굴욕…그럼에도 없어서 못파는 다이슨, 왜

중앙일보

입력 2021.07.08 18:18

업데이트 2021.07.09 12:32

글로벌 생활 가전 브랜드인 다이슨은 8일 새로운 노즐(플라이어웨이)을 추가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를 공개했다. 정식 출시일은 9일이다. [사진 다이슨]

글로벌 생활 가전 브랜드인 다이슨은 8일 새로운 노즐(플라이어웨이)을 추가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를 공개했다. 정식 출시일은 9일이다. [사진 다이슨]

지난해 말 가수 백지영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랜선(온라인) 집들이’를 했다. 뜻밖으로 영상에서 주목받은 건 백씨의 헤어스타일링 제품이었다. 백씨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이게 없으면 밖을 못 나간다”며 제품을 시연했다. 하지만 우스꽝스러운 머리가 연출됐고, 이 장면이 일명 ‘똥손(손재주 부족) 백지영’ 영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이날 백씨는 영국 생활가전 브랜드인 다이슨의 에어랩 스타일러 제품을 사용했다. 이 제품은 59만9000원이라는 고가에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다이슨의 공식 홈페이지나 백화점 등에선 입고 되는 즉시 바로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슨의 헤어 케어 제품군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뭘까.

출시 전 미용실 데이터 11억 건 분석

새로운 플라이어웨이 노즐이 부착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 [사진 다이슨]

새로운 플라이어웨이 노즐이 부착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 [사진 다이슨]

다이슨은 8일 기존 드라이어 제품에 새로운 노즐(관)을 추가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노즐은 ‘부스스한 잔머리’를 정리하는 용도로 개발됐다. 다이슨은 이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전 세계 80개의 미용실에서 420명 이상의 전문 미용사가 1만 시간에 걸쳐 진행한 11억 건이 넘는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미용사가 둥근 빗과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잔머리를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비해 소비자가 가정에서 직접 머리 손질을 할 때는 드라이어 각도 조절이 어려워 머리카락 표면이 부스스해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고온의 기기를 사용해 머리카락 표면을 정리하게 되고, 이는 모발 손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겼다.

다이슨 개발자들은 이런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반원 모양의 플라이어웨이 노즐을 개발했다. 압력 차이로 인해 물체 표면에 모발이 달라붙는 현상인 ‘코안다 효과’를 이용했다. 이를 통해 드라이어만으로 짧은 머리는 안으로 넣어주고, 긴 머리는 위로 들어 올려 매끈한 표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엠마 쉘든 다이슨 헤어케어 부문 디렉터는 “미용사들이 둥근 브러시를 사용해 모발의 모양을 잡는 동시에 드라이어의 공기 흐름을 이용해 잔머리를 안쪽으로 밀어내는 것을 보고,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말했다.

신제품 47만원, 기존 고객은 5만원대  

지난해 말 가수 백지영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랜선 집들이의 한 장면. 다이슨 제품을 시연하다 헤어 스타일을 망친 장면이 화제가 됐다. [유튜브 캡처]

지난해 말 가수 백지영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랜선 집들이의 한 장면. 다이슨 제품을 시연하다 헤어 스타일을 망친 장면이 화제가 됐다. [유튜브 캡처]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하지만 기존 제품과 호환이 돼 별도의 구성품만 따로 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날 출시된 신제품은 전체 구성품을 구매할 경우 가격이 46만9000원이지만, 기존 다이슨 헤어드라이어를 가지고 있는 경우 플라이어웨이 노즐만 새로 구입해 꽂아서 사용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가격은 5만3900원이다. 다이슨은 2016년 헤어드라이어 제품을 출시한 이후 2019년 ‘젠틀 드라이 노즐’을 추가했는데 이 역시 기존 다이슨 드라이어에 꽂아서 쓸 수 있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이슨에 따르면 ‘에어랩 사용법’, ‘슈퍼소닉 사용법’ 등의 리뷰 영상이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전파되면서 남성 소비자 사이에서 사용이 늘고 있다. 특히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백지영씨 사례처럼 과거에는 ‘악재’가 될 수 있는 사용 후기도 친밀감을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 다이슨 제품 사용 후기에는 백씨의 영상이 ‘짤’로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강유정 문화평론가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에 있어 ‘스토리’와 ‘맥락’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생기는 추세”라며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와 보편성을 발견하게 되면 소비자는 소비 과정에서 동시대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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