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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바지 가만둬라" 친문 여성 결집···이낙연 "바닥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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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의 한 여행사 사무실에서 관광업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의 한 여행사 사무실에서 관광업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여론조사를 하루 앞둔 8일 이낙연 전 대표 캠프는 "지지율이 반등했다"며 한껏 고무됐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18세 이상 1006명에게 민주당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전 대표가 19.4%를 기록, 이재명 경기지사(32.4%)에 이어 2위라고 발표했다.

선두와 아직 13%포인트 격차가 나지만, 3위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7.6%)에 두 자릿수로 앞서는 상황이다. 자신이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344명) 가운데 절반 가량(50.3%)이 이 지사를 꼽았지만 이 전 대표를 지지한 응답자도 30.5%였다. 2주 전 JTBC·리얼미터 조사 민주당 지지층 선호도(이재명 57.3%, 이낙연 24.5%)에서 두 배 이상 뒤쳐지던 것과 비교하면 선전했다고 이 전 대표 측은 자체 평가했다.

오는 9~11일 컷오프를 위한 국민·당원 여론조사를 앞두고 민주당 주자들은 ‘당심(黨心)’으로 불리는 진영 내 지지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국민면접 1위 이후 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특히 당원들의 바닥 분위기가 바뀐 것을 현장에선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문 여성 결집 움직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키다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웹툰?웹소설 업계 현장 간담회에 앞서 봄툰 공작소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키다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웹툰?웹소설 업계 현장 간담회에 앞서 봄툰 공작소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임현동 기자

비록 여권 주자들만 대상으로 한 조사지만,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과 4·7 재·보선 참패를 거치며 이 전 대표 진영의 분위기가 워낙 가라앉았기 때문에 캠프 측에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친문 여성 지지자 사이에 예비경선 돌입 후 ‘NY(낙연) 재결집’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전 대표 측의 초선 의원은 “지난달 유튜브 ‘이낙연TV’ 구독자가 며칠 새 급증해 10만명을 돌파했다”며 “원인을 알아보니 여성 전용 온라인 카페 ‘소울드레서’ 회원들 중에 이낙연 지지 뜻을 굳힌 사람들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과 “제가 혹시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 발언에 거부감을 가진 여성 당심의 반사이익을 이 전 대표가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조사에서 남성 응답자는 이 전 대표(14.3%)보다 이 지사(37.5%) 쪽에 크게 기울었지만, 여성 응답 비중(이재명 27.4%, 이낙연24.3%)은 두 후보가 팽팽한 양상이었다.

40대 이상 여성들이 주 이용자인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82쿡’ 등에서도 예비경선 시작 후 “5늘부터 5직 기호 5번 이낙연”, “이재명은 왜 바지를 가만히 못 두냐”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9일 tvN 예능프로그램 ‘곽씨네 LP바’에 아내 김숙희 여사와 나란히 출연해 러브스토리와 자상한 남편 면모를 공개하기도 했다.

막판 역전? 아직 ‘글쎄’

이재명(왼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재명(왼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 전 대표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뭔가 바닥이 꿈틀거리고 있고, 큰 변화가 시작됐다”며 “후원금이 폭주하고 있고, SNS 활동도 활발해지고 그래서 우리 지지층이 다시 모이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지사의 “바지” 발언에 대해 “입에 올리기도 거북한, 민망한 발언이었다. 여러가지 발언이 좀 거칠다”며“대통령은 국가의 얼굴인데 품격과 신뢰를 갖는 지도자의 이미지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 측은 “10%포인트 이내로 격차를 좁힌 뒤, 이재명과 일대일 승부를 보겠다”(전략통 의원)고 기대한다. 6인 본경선에서 이 지사 과반 득표만 저지하면, 결선 투표에서 정세균 전 총리 등 반(反)이재명계를 흡수해 역전을 노려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이날 정 전 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혀 그런 논의가 없었다. 협력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반년 넘게 굳어진 이 지사 선두 구조 붕괴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5~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조사해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이 지사(27%), 윤석열 전 총장(21%), 이 전 대표(10%) 등 1~3위가 큰 폭의 변화 없이 그대로였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정책 언팩쇼'에서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정책 언팩쇼'에서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과의 가상 1대1 대결에서 43% 대 33%로 10%포인트 앞섰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윤 전 총장과의 가상대결에서 36% 대 36% 동률이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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