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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유행, 하루 4000명 갈수도"···전문가 예상은 '정은경의 2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4번째 위기를 맞았다. 좀처럼 줄지 않던 확진자가 7일 1200명대로 올라선 뒤 8일엔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 세에 일부 영향을 주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파 속도가 빨라진 게 그간 세 차례의 유행과 다른 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인근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인근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①20·30대가 절반

최근 확산 세 중심에 있는 연령층은 20~30대다.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275명을 보면 20대 352명(27.61%), 30대 227명(17.8%)으로 젊은 층이 45.41%를 차지한다. 절반 꼴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2월(3차 유행)과 다른 점은 고령층 감염이 별로 안 생기고 있고, 청장년층 중심으로 감염이 두드러진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4차 유행 뭐가 달라졌나 #고령층 줄고 20·30 절반, 기준점 높아져 #베이스라인 높아져 "규모 가늠 어려워"

지난해 11월~올해 1월 지속된 3차 유행 때도 젊은 환자 비중이 30% 안팎을 차지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비중이 더 올라 절반을 넘본다. 지난달 6일~이달 3일 연령별 10만명당 확진자 수를 보면 20대는 6월 1주에만 해도 1.4명이었는데 6월 5주 2.3명으로 늘었고, 30대는 같은 기간 1.3명에서 1.6명으로 올랐다. 젊은 연령이 주로 이용하는 주점·클럽 관련 집단사례도 6월 이후 21건(관련 환자 561명)에 달했다.

고령층 감염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3차 유행 당시인 지난해 12월에만 해도 요양병원·요양시설 총 23곳서 크고 작은 감염이 발생해 관련 환자만 1412명이었다. 20~30대 비중만큼이나 60대 이상에서 환자가 많이 나온 이유이다. 유행 세가 정점이었던 지난해 12월 25일 60대 이상 환자는 29.3%로 20~30대(26.5%)보다 많았다. 고위험군인 고령층 환자가 많다 보니,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규모 또한 따라 늘었다. 위중증 환자가 한때 누적 300명대까지 치솟았고 하루 사망자가 두 자릿수를 이어가며 많을 땐 24명까지 나왔다. 3차 유행 때 치명률은 2%가 넘었다.

최근 60대 이상 환자 비중은 10% 밑으로 확 줄었다. 8일 60대 이상 환자는 ▶60대 4.86% ▶70대 1.65% ▶80대 이상 0.31%로 다 더해도 6.82%에 그친다. 젊은 층과 달리, 고령층은 대부분이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은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치명률은 0.75%까지 떨어져 3차 유행 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손영래 반장은 “12월 3차 유행 때 관찰됐던 의료기관, 요양병원, 교도소, 치매 센터 등 취약계층이 몰린 시설에서의 집단 감염은 현재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7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찾아가는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 앞으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7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찾아가는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 앞으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이제 막 환자가 나오기 시작했고,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중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안심할 건 아니지만, 접종을 고려하면 치명률이 이전만큼 크게 오르진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②지역사회에 파고든 변이

그간 유행과 지금이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변이 바이러스 기세다. 당국은 아직 변이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확산 세에 분명히 기여하고 있으며 위험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최근 1주(6.27~7.3)간 확진자 10명을 분석하면 4명(39%)은 알파(영국)·베타(남아프리카공화국)·감마(브라질)·델타(인도) 등 주요 4종 변이 감염자로 확인된다. 이전 1주(6.20~26, 30.5%)에서 크게 올랐다. 수도권에서의 검출률은 같은 기간 28.5%에서 39.3%로 상승했다. 무엇보다 전파력이 센 델타 위협이 거세다. 수도권에서 델타 변이 검출률은 동기간 4.5%에서 12.7%까지 3배로 올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델타 변이가)8월 중에 우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유행 시기별 주요 특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유행 시기별 주요 특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런 변이가 상대적으로 무증상, 경증 경향이 많고 이동 반경이 넓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질 수 있단 게 문제다. 감염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고 조기 검사 또한 쉽지 않아서다. 빠르게 접촉자를 찾아 격리하는 게 시급한데, 변이 분석 자체에 걸리는 시간이 1주일이나 되니 감염 고리 차단도 늦어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예방접종 계획, 코로나19 현황 등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예방접종 계획, 코로나19 현황 등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베이스라인 높아져…”규모 가늠 어렵다”

유행이 반복될수록 베이스라인(시작점)이 높아졌다. 1, 2차 유행 직후 지역사회 감염은 10~30명, 50~100명 수준이었다. 3차 유행이 끝나고는 400~500명대에서 환자가 더 떨어지지 않고 한참을 유지하다 최근 더 올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700~800명대에서 시작됐다. 유행곡선의 정점이 어딘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3차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 요인이 궁극적으로 반영된 게 감염재생산수로 현재 1.2~1.3 수준인데 거리두기와 전국민 접종률 30%가 반영돼서 이 정도”라며 “이때까지 본 적 없던 확산 속도”라고 말했다.

하한선이 오른 것을 근거로 상한선을 따져봤을 때 하루 최대 환자가 4000명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윤순봉 전 삼성경제연구소 고문은 유튜브 채널 ‘윤순봉의 서재’에서 이미 지난 4월 1~3차 때와 환자 수준을 비교하며 “1차 때 581명까지 갔다가 39명 밑으로 더 떨어지지 않았고, 2차 때는 344명까지 올라갔다가 110명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3차 때는 1048명 갔다가 최저점이 437명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3차 출발 당시 2차와의 차이가 3배, 최고치도 3배다. 3차와 4차 때 출발점이 4배 차이니, 정점도 4배 정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차 유행 때 하루 최대 4000명 가량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은경 청장은 “민간 전문가와 합동으로 분석한 수학적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현 수준이 유지되는 경우 7월 말 환자는 1400명 수준에 도달하며, 상황이 악화될 땐 2140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다만 접종과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 준수가 효과를 보인다면 9월말 260명~415명 수준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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