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밀착 레깅스 입고 다리 일자찢기···이분은 올해 90세 몸짱[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90세인 다키시마 미카 할머니. [트위터 캡처]

올해 90세인 다키시마 미카 할머니. [트위터 캡처]

군살 하나 없는 탄탄한 몸매에 이두박근이 불끈, 종아리 근육도 옹골차다. 핫핑크 민소매에 검은색 레깅스를 입고 활짝 웃는 이분은 할머니 헬스 트레이너, 다키시마 미카(瀧島未香) 씨다. 올해 방년(芳年) 90세. 아사히(朝日)신문이 화제의 인물을 소개하는 코너인 ‘사람(ひと)’에 최근 등장했다. 이런 것쯤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일자로 다리를 찢으며 웃는 사진과 함께다.

"살쪘네?" 이 말에 열받아 운동 #90세 日할머니 헬스트레이너

그는 아사히에 “운동할 때 무리를 하면 물론 안 되지만, 우리 시니어들 모두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1밀리미터라도 좋으니 매일 조금씩 움직여라”고 조언했다. 프로 운동선수가 아니었던 그이기에, 운동이 하기 싫거나 어려운 이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가 ‘다키미카’라는 애칭으로 인기를 키워가는 비결이다. 그는 아사히에 “(팬데믹 시절인만큼) 이렇게 모두가 힘든 때, 원기를 불어넣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디다스의 홈트 영상에 소개된 다키시마 씨의 영상. '도전합시다'라고 외치는 그의 이두 근육을 보시라. [유튜브 영상 소스로 GIF 제작]

아디다스의 홈트 영상에 소개된 다키시마 씨의 영상. '도전합시다'라고 외치는 그의 이두 근육을 보시라. [유튜브 영상 소스로 GIF 제작]

다키시마 씨가 헬스를 시작한 건 환갑도 지난 65세였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던 평범한 주부였다. 고교 시절까진 체육 관련 동아리 활동도 전혀 하지 않을 정도로 스포츠에 관심이 전무했다. 고교 졸업 후 결혼 전까지 백화점에서 판매 영업 사원으로 일했고, 그 연배 여성이 으레 그랬듯 결혼 후엔 전업 주부의 삶을 열심히 살아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가족중 한 명이 “요즘 자꾸 살이 찌는 것 같은데?”라고 말했고, 이 말은 곧 그의 인생을 바꿨다. 마침 아이들도 장성해서 독립했고, 자유시간이 늘어났던 터였다.

그는 아사히에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도 싫었고, 가족의 그 말도 충격이었다”며 “바로 집 근처 헬스장에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 체중 조절만 할 요량이었던 그는 10년, 20년 넘게 꾸준히 운동에 재미를 붙였다. 수영도 시작해 수준급이라고 한다. 그런 그를 눈여겨본 트레이너가 “소질이 있는데, 트레이너가 되보는 건 어떠냐”고 권유했다고 한다. 다키시마 씨가 그렇게 정식 트레이너가 된 것은 87세였다. 처음엔 요양원과 시니어를 위한 시설을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점차 인기가 높아져 이젠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핫한 트레이너가 됐다. NHK의 간판 아침 프로그램인 ‘아사이치’에도 소개될 정도로 전국적 지명도도 얻었다.

열심히 운동 중인 다키시마 트레이너. [인스타그램]

열심히 운동 중인 다키시마 트레이너. [인스타그램]

실제 그의 헬스 영상을 찾아봤다. 유명 운동용품 브랜드가 그를 초청해 만든 홈트(홈 트레이닝) 영상에서 그는 활기찬 목소리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여러분”이라고 외치고 “자, 우리 모두 함께 도전합시다”라며 20분 스트레칭 루틴을 선보인다. 중간에 끊김이 거의 없는, 원 컷 롱테이크 영상에서 그는 차분하되 알찬,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을 선보인다. 아사히는 “다키시마씨는 20㎏에 달하는 바벨도 번쩍 들어올린다”고 전했다. 러브콜도 끊이지 않는다. 유명 헬스 트레이너들이 앞다퉈 그와 콜라보한 영상을 올리고, 최근엔 운동용품 브랜드의 홍보대사도 맡았다.

그의 도전엔 끝이 없다. 그는 아사히에 “요즘엔 새롭게 도전하는 게 생겼다”며 “바로 영어”라고 전했다. 팬데믹이 진정되고 여행이 자유로워지면 세계 진출도 꿈꾸는 까닭이다. 그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분들에게 에너지를 전해드리고 싶은 게 꿈”이라며 “영어도 그래서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우울한 시대이지만, 그렇다고 움츠러들기만 하면 사는 재미도 의미도 없지 않느냐”며 “내 몸의 가능성을 열어 기분을 업시키면 삶이 즐거워질 것”이라고 확언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