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이혼한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를 ‘빌앤멀린다 게이츠 재단’ 운영에서 사실상 축출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두 사람은 그동안 이 재단을 ‘네번째 아이’라 부를만큼 애착을 보여왔다.
빌게이츠가 멀린다에게 재단 사들이는 방식 #이혼 전엔 "재단은 '네번째 아이'" 애착 보여
빌 게이츠, 2년 뒤 멀린다에게 재단 사들일 수도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이츠와 프렌치 게이츠 중 한 사람이라도 2년 뒤 더는 재단을 함께 운영할 수 없다고 결론내릴 경우, 프렌치 게이츠가 재단 공동의장 및 신탁관리인직에서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게이츠가 프렌치 게이츠에게 ‘개인적인 자원’, 즉 재단 기부금과 전혀 관계없는 자금을 주게 된다. AP통신은 “사실상 빌 게이츠가 멀린다로부터 재단을 사들인 뒤 그녀를 내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이 내용은 두 사람의 이혼 합의서 내용의 일부”라고 말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5월 “우리 관계에 대한 많은 생각과 노력 끝에 결혼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이혼을 선언하면서도 “재단에 대한 신념은 여전히 공유하고 있으며 재단에서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재단 관계자는 “최소 몇 주 전부터 프렌치 게이츠가 재단을 떠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빌·멀린다, 재단에 총 650억 달러 기여
게이츠재단이 2000년 출범한 이후 지난 21년간 두 사람이 기여한 금액만 500억 달러(약 57조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두 사람은 추가로 재단에 150억 달러(약 17조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재단은 이 돈을 교육·보건·성평등을 위한 사회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서도 돈을 쏟아부었다.
마크 수즈먼 게이츠재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발표는 프렌치 게이츠가 재단을 곧 떠난다는 신호는 아니다”라며 “빌과 멀린다는 개별적으로나 공동으로 재단의 장기 공동의장으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