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타 못잊는 중국인...호주와 거래 끊기자 밀수업자 신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8 05:00

랍스터 요리 자료 사진. [픽사베이]

랍스터 요리 자료 사진. [픽사베이]

#1. 지난 5월 21일, 중국 선전시와 인접한 홍콩 최북단 라우 파우 샨 어촌 마을. 네 명의 남성이 아이스박스들을 2척의 쾌속선에 실었다. 아직 배가 홍콩을 떠나지 못했을 때, 홍콩 해경이 들이닥쳤다. 남성 넷은 빠르게 도망쳤다.

中-홍콩 랍스터 밀수 현장 적발
중국인들, 파티 음식으로 랍스터 애용
규제 이기는 입맛에 밀수 채널 급증

밀수 혐의자들은 잡지 못했지만, 불법 화물 대부분은 근처 부두에 남았다. 남겨진 아이스박스에는 호주산 락 랍스터(Rock Lobster)가 들어있었다. 홍콩 당국은 569㎏의 랍스터를 압수했다. 호주에선 1만9300달러(약 2195만원) 상당이다.

홍콩 해산물 상인은 "대부분의 밀수 랍스터는 호주산 락 랍스터"라며 "중국 소비자들이 그 맛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직수입이 금지됐지만, 중국 내 수요는 여전히 거대하다"고 말했다.

#2. 지난 3월 31일에는 중국 본토 선전경제특구 인근 중산시에서 랍스터 밀수 일당이 붙잡혔다. 현장에서는 랍스터가 든 상자 100개가 적발됐다. 무게는 1274㎏, 시장 가격은 4만6500달러(약 5289만원)로 추정됐다.

26명이 밀수 혐의로 체포됐고 14척의 선박과 트럭이 압수됐다. 중국 경찰은 이들이 지난 12월부터 홍콩과 본토를 오가며 랍스터, 냉동 고기, 담배 등의 밀수품을 수송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호주 서쪽 프레맨틀 항구에서 한 어민이 자신이 잡은 호주산 랍스터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호주 서쪽 프레맨틀 항구에서 한 어민이 자신이 잡은 호주산 랍스터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른바 '회색 채널'로 불리는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향하는 밀수 루트에서 랍스터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호주가 중국을 상대로 코로나19 기원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해 랍스터 등의 수입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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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락 랍스터는 중국 결혼식 피로연 파티 음식 등으로 인기리에 쓰이는 식재료다. 중국인들은 중요한 날 파티 음식으로 식탁 중앙에 붉은색 호주산 락 랍스터를 장식했다. 랍스터는 경제적 풍족을 상징하기도 했다.

호주 농업부에 따르면 중국과 호주 사이에 무역 분쟁이 발생하기 1년 전인 2019년 호주산 랍스터의 90%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시장 규모는 연간 5억5370만 달러(약 6298억원)에 달한다.

중국인들의 랍스터 사랑은 2015년 중국·호주 자유무역 협정으로 관세가 폐지되기 전부터 계속됐다. 자유무역협정 이전에도 중국 당국은 호주산 랍스터 밀수를 적발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번에도 호주산 랍스터가 규제를 피해 중국 본토로 들어가는 길을 찾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이 랍스터 차단 장성을 쌓았지만 한번 길들여진 입맛을 이기지는 못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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