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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대 확진에 실내체육 감염까지…헬스장, 악몽에 떤다

중앙일보

입력

“다시 한번 집합금지 업종이 될까 봐 걱정이다. 지난 3차 대유행 당시 악몽이 떠오른다.”

서울 마포구의 한 헬스장, 30대 트레이너 이모씨는 7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1200명을 넘었다는 소식을 확인하며 울상을 지었다. 이씨는 지난 3차 대유행으로 두 달 남짓 헬스장이 문을 닫았을 때 “생계를 위해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말했다.

7일 기준 121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4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수도권 실내체육 감염자 수가 늘어나면서 실내체육시설 관련 종사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경기 용인시의 한 헬스장에서 직원이 운동기구 등을 소독하며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경기 용인시의 한 헬스장에서 직원이 운동기구 등을 소독하며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의 실내체육시설에서는 지난달 29일 확진자가 발생한 뒤 이용자와 가족 등 총 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 노원구 실내체육시설에서도 지난 1일 시설 관계자가 확진된 이후 총 14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시설은 창문을 닫고 냉방장치를 가동해 환기가 어려웠던 상태로 파악됐다.

헬스장과 필라테스 교습소 등 일부 체육시설은 지난 연말 3차 대유행 당시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두 달 가까이 영업이 정지됐다. 지난해 12월 헬스장 운영 단체 등은 “제한적으로라도 영업제한을 풀어달라”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필라테스 교습소 업주 150여명도 정부를 상대로 1인당 5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일부 실내체육시설에서 감염자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 주 감염자는 20~30대로 클럽이나 주점 등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방역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3차 대유행 당시처럼 실내체육시설이 희생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30대 필라테스 강사 A씨도 “당시 밀접 접촉하는 카페나 네일아트는 괜찮고 필라테스 교습소는 체육시설로 분류되어 문을 닫아 억울했다”면서 “평등하고 효과적인 방역대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형 상생방역 시범사업 신청 마포구 한 헬스장. [중앙포토]

서울형 상생방역 시범사업 신청 마포구 한 헬스장. [중앙포토]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며 서울형 상생 방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달 12일 마포구와 강동구의 헬스장과 실내골프연습장 중 신청 업소에 대해 자정까지 영업을 허용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좋지 않아 시범사업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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