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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당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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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지난 5월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가 20~5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음식 카테고리 중 가장 많이 주문한 1위는 치킨(69.9%)으로 집계됐다. 역시 대한민국은 ‘치킨공화국’이다. 그러다 보니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 중에는 이 친숙한 음식을 활용한 것들이 꽤 많다.

치느님(치킨과 하느님을 결합한 말로 그만큼 치킨 요리를 찬양한다는 뜻), 치맥(치킨과 맥주 세트), 1인1닭(한 사람이 닭 한 마리는 먹어야 한다) 정도는 기본. 요즘은 오저치고(오늘 저녁 치킨 고), 치와(치킨과 와인 세트), 치믈리에(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치킨의 맛·향·식감을 파악해 브랜드까지 감별해내는 전문가), 닭터(냄새와 남은 뼈만으로도 브랜드를 구분해내는 치킨 전문가), 얼리어닭터(새로운 치킨 메뉴가 나오면 누구보다 먼저 맛을 보고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 치겔지수(가계 소비지출 총액에서 치킨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율) 등등이 유행하고 있다.

양념반 프라이드반의 정석 '반반치킨'. 사진 바른치킨

양념반 프라이드반의 정석 '반반치킨'. 사진 바른치킨

그 중에서도 올해의 신조어인 ‘당모치’는 당연히 모든 치킨은 옳다는 뜻의 줄임말이다. ‘양념 반 프라이드 반’(사진)이라는 획기적인 메뉴가 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소스와 조리법이 개발되고 있으니 때때로 “뭘 먹을까?” 심각하게 고민될 때가 있다. 이때 옆 친구가 주문을 재촉하며 하는 말이 바로 ‘당모치’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초복(11일)이 코앞이니 대표적인 복달임 음식인 삼계탕을 비롯해 각종 치킨 요리 생각에 군침이 절로 돈다. 올해도 ‘치므파탈(치명적인 치킨의 매력)’을 피할 순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