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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영화제는 멈춰도 시네마는 멈춘 적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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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맨 왼쪽)을 공식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배우 송강호(앞줄 오른쪽 둘째)가 바라보고 있다. [카날플러스 캡처]

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맨 왼쪽)을 공식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배우 송강호(앞줄 오른쪽 둘째)가 바라보고 있다. [카날플러스 캡처]

칸국제영화제가 봉준호 감독의 선언으로 개막했다.

조디 포스터, 스파이크 리와 함께 #한 해 건너뛴 칸영화제 개막선언 #송강호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봉 감독은 미국 배우 조디 포스터, 스페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미국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와 함께 무대에 올라 영어로 “제74회 칸 영화제 개막을 선언한다”고 선창했다. 이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스페인어)과 조디 포스터(프랑스어)의 개막선언 후 다시 한국어로 “선언합니다”를 외쳤고, 이번 영화제의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 영어로 마무리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공식 선정작만 발표하고 열리진 못했었다.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지 2년 만의 개막이다. 이날 봉 감독은 “집에서 시나리오를 쓰는데 티에리 프레모(칸영화제 집행위원장)께서 연락해주셔서 오게 됐다”며 “작년에 코로나로 한번 끊어짐이 있었는데, 그 끊어진 것을 연결해달라고 말씀하셨다. ‘빠라시트(기생충의 프랑스어 발음)’가 끊어지기 직전의 영화여서 제가 이런 임무를 맡게 된 것 같다”고 한국어로 말했다.

또 “영화제는 멈춘 적이 있었을지라도 시네마는 멈춘 적이 없다,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이후 수백 년 간 지구상에 단 한 번도 이 시네마는 멈춘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 자리 위대한 필름메이커, 아티스트분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돼 먼저 무대에 오른 배우 송강호가 봉 감독을 지켜봤다. ‘기생충’을 계기로 ‘봉송 커플’ 별명까지 얻은 두 사람의 칸 무대 위 재회였다.

이날 공로상에 해당하는 명예황금종려상을 받은 조디 포스터는 “(영화는) 여전히 나를 오싹하게 한다. 영화에 대한 경이와 감사를 절대 잃지 않을 것”이라는 소감으로 기립박수를 받았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열린 칸영화제 참가자들은 백신 증명서를 내거나 코로나 PCR 검사를 받아야 했다. 마스크도 쓰고 악수나 볼을 맞대는 프랑스식 인사는 금지됐다.

한국영화론 송강호 주연 재난영화 ‘비상선언’이 비경쟁 부문,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가 신설된 칸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됐다. ‘옥자’ ‘버닝’ ‘기생충’ 등 최근 한국영화가 잇따라 주목받았던 공식 경쟁부문엔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영화인으론 송강호와 ‘비상선언’의 한재림 감독, 배우 이병헌·임시완이 현지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홍상수 감독은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대원 감독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 ‘매미’가 학생단편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돼 전 세계 17편의 경쟁작과 수상을 겨룬다. 폐막식에선 이병헌이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다. 2017년 시상자로 참석한 박찬욱 감독에 이어 한국인으론 두 번째다. 영화제는 오는 17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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