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을 두고 최근 “1호 공약이 아니다”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공식적으로 앞세운 정책 키워드는 ‘공정성장’이었다. 7일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정책언팩쇼’에서 이 지사는 “공정성의 확보가 성장의 토대가 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대전환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강한 정부, 투자국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당 경선주자 8명 정책언팩쇼 #추미애 “부동산 과세로 복지 재원” #박용진 “이재명 공약, 광고만 요란” #김두관 “5메가시티 2특별도를” #최문순 “취직 사회책임제 도입” #양승조 “주4일제·더행복주택을”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8명은 이날 경기도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책언팩쇼에서 자신의 대표 공약이나 정책 기조를 5분간 프레젠테이션(PT) 형식으로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 경선기획단이 ‘국민면접 시리즈’ 3탄으로 기획한 이 행사는 민주당이 운영하는 ‘델리 민주’ 등 9개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다.
사전 추첨에 따라 첫 번째 발표자로 무대에 오른 이 지사는 현 상황을 불평등·불공정 등에 따른 ‘위기’로 규정하고 해결책으로 공정성장을 제시했다. 기본소득은 한 차례 언급에 그쳤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 등 복지 확대가 국민 삶을 개선할 뿐 아니라 한 발짝 더 지속적 성장의 사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자신이 민주당 ‘적통’ 후보임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거명한 뒤 “민주당다운 승리, 그것이 저의 운명 같은 책임”이라며 “저는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고 평화를 더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출어람, 세 분 대통령께 배웠지만 더 잘하고 싶다. 그 책임을 다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허락해 주시기 바란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전 총리는 “현 정권이 어떻게 만든 정권입니까”라며 지지층의 감성에 접근한 뒤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저는 기업에서 실물 경제를 익히고 산업부 장관, 국무총리를 거친 경제 전문가”라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분의 대통령이 발탁하고 검증한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융단폭격 검증에서 이기지 못하면 필패한다. 도덕성만큼은 그 어떤 후보보다 자신 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불공정은 구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연간 약 400조원이나 되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공정과세로 공공복지와 공공임대주택, 청년 일자리에 쓰겠다”고 말했다. 또 ▶GDP 대비 복지예산 비율 선진국 수준 확대 ▶복지 부총리 신설 ▶대학구조 개편 ▶평생직업 교육체제 도입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이재명 저격수’ 이미지를 굳혀온 박용진 의원은 이날도 이 지사를 정조준했다. 박 의원은 연설 말미에 “이 지사에게 묻겠다. 진짜 뉴딜이라던 기본소득, 제1공약 아닌가”라며 “광고는 요란했는데 현실은 어떤가”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 수익률 7% 국부펀드’ 등의 공약을 소개하며 “나라도 부자, 국민도 부자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두관 의원과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는 파격적인 공약을 앞세웠다. 김 의원은 전국에 5개 메가시티와 2개 특별 자치도를 만들어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겠다는 ‘5극 2특 체제’를 제시했다. 최 지사는 “오로지 고용을 통해서만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다”며 취직을 국가가 책임져 주는 ‘취직 사회책임제’를, 양 지사는 “고비용·각자도생 사회를 저비용·상생연대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며 주 4일제와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등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