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코로나 4차 쇼크..정은경 말 쫌 듣자

중앙일보

입력 2021.07.07 21:52

업데이트 2021.07.07 22:57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붐비는 야간 선별진료소   .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붐비는 야간 선별진료소 .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7일0시 기준 신규확진 1212명 쇼크..이미 4차 대유행 시작
정부는 경기진작용 '거리두기 완화'홍보..방역전문가 무시

1. 질병관리청에서 7일 0시 기준 코로나 신규확진자가 1212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충격적입니다. 전날 690명에 비해 많이 늘어나 충격이기도 하지만, 1000명을 훌쩍 넘어선 숫자의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작년 12월25일 0시 기준 1240명 이후 194일만에 역대 두번째로 많다는 점도 우울합니다. 7일 0시 이후 오후6시까지 집계결과 이미 1010명이라니..4자리 숫자를 넘나드는 4차 대유행이 이미 들이닥쳤나 봅니다.

2. 왜 이렇게 됐을까?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가 꼽힙니다. 전염성이 훨씬 높은 각종 변이가 전체 신규확진자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위험하다는 델타변이 해외유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3. 이렇게 된 배경으로는..정부의 성급한 ‘거리두기 완화’정책이 꼽힙니다. 너무 일찍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을 녹아내리게했다는 비판입니다.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7일 ‘새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일주일 더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두번째 일주일 유예입니다. 정부는 원래 7월 1일부터 ‘새 거리두기’를 시행하려고 했습니다. 새 거리두기에 따라 수도권에 2단계를 적용할 방침이었습니다. 현재보다 완화된 것인데, 정부는 이후 더 완화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4. 정부가 7월1일 시행을 ‘(첫번째) 일주일 연기’한 건 서울시의 반발 때문이었습니다.
6월 30일 오전까지 중대본은 ‘예정대로 1일 시행’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확진자가 700명을 넘어 확산추세’라며 반대했습니다. 시행 8시간 앞두고 ‘1주일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1주일이 지난 7일 1212명이란 충격적 수치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일주일 유예’를 결정했습니다.

5.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왜‘거리두기 완화’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려할까요? 답은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에 있습니다.

‘소비쿠폰 등 추경을 통한 전방위적인 내수 보강 대책을 추진해달라. 과감한 소비진작 방안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6월28일 청와대 확대경제장관회의)

경기진작이 급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장기화로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이 심각한 것도 사실입니다. 정치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경기부양이 필요합니다.

6. 그런데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코로나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경기부양은 불가능합니다.
기재부와 복지부 등 중앙부처가 중심인 중대본은 정작 코로나 방역 전문가의 의견을 외면하며 경기진작에 집중했습니다. 같은 정부지만, 진짜 코로나 전문가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주요 대목에서, 조금씩, 다른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7. 정은경은 정부가 새 거리두기를 시행하려했던 지난 1일..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수도권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있어 거리두기를 완화하게 될 경우.. 폭발적으로 유행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앞서 정은경은 정부가 새 거리두기 방침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달 24일 ‘전세계적으로 델타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우리도 해외유입 차단과 국내확산 방지를 강화해야 한다’며 (거리두기에 대해)‘수도권에서 방역조치를 더 강화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8. 정은경의 우려처럼..정부가 6월 들어서면서 ‘거리두기 완화’‘경기진작을 위한 소비쿠폰 발행과 코리아세일페스타 강행’등 분위기를 잡기 시작하자 바로 젊은층들이 반응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행동패턴이 여러모로 감지됐습니다. 빅데이터 통계 수리모델링 전문가 등은 검증된 수치를 제시하며 이런 현상을 경고했습니다만..무시됐습니다.

9. 청와대 박수현 소통수석은 7일 ‘대통령 청와대 정부의 속은 새카만 숯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얼마나 답답하고 초조하겠습니까. 그래도 정신 차리고 다잡아가야겠지요. 답은 역시 대통령 말씀에 있습니다.
‘우선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게 매우 중요하다. 방역 접종은 의학 과학적 의견에 따라 판단돼야지, 정치가 좌우해서는 안된다.’

10. 문재인 대통령이 6월14일 오스트리아 방문 당시 ‘K방역 성공비결’을 묻는 기자질문에 답한 말입니다. 대통령은 이미‘정답’을 알고 있군요. 기재부 장관보다 기모란 청와대방역기획관보다 정은경이 더 전문가입니다. 정은경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 물론 정은경에게 정치를 요구해선 안되겠죠..
〈칼럼니스트〉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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