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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 "렉카 대통령" 발언한 날, 보좌진 전화는 불났다[국출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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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고시 합격, 서초구청장, 2선 국회의원(서울 서초을)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국회로 출근 중’이 박 의원과 김미정, 이형준 비서를 만났다. 박 의원의 '거침없는' 발언 뒤에서 마음고생이 심한 비서들의 심경을 들어봤다.

"생색을 낼 때나 쇼가 필요할 때 교통사고가 나면 귀신같이 달려오는 렉카 같은 대통령"

박성중 의원이 지난 2월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문하던 중 한 발언이다.
이 외에도 박 의원은 ‘머리를 조아리는 상황’, ‘문 대통령은 거짓말을 한다’ 등 센 발언을 서슴지 않고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의 거침없는 발언 뒤에서 정작 긴장하는 사람들은 보좌진들이다. 뒷수습이 남았기 때문이다.
“하루가 전화만 받다 끝나요. 항의하시기도 하고, 통쾌하다고 하시기도 해요. 의원님이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키워드를 사용해 말씀하시는 것을 좋아하세요.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세게 나오는 부분들이 있어서….”
(김미정 비서 / 박성중 의원실)

“제가 참 괜찮은 인물 같지 않습니까?”

 거친 발언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은 올해 1월 ‘참 괜찮은 의원 상’을 수상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좀 강하게 얘기를 한다고 해요. 제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간사이기 때문에, 강하게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과방위의 국민의힘 대표 주자니까요. 이 상은 비서들이 보좌를 잘 해줬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라며 비서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돌고돌아 국밥, 의원님 입천장은 강철?

 박 의원과 외부활동도 같이 하는 비서들에게 식사 메뉴 결정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지 물었다.
"돌고 돌아 국밥이에요" 김미정 비서의 한탄이다.
이형준 비서가 "국밥이 하필 뜨겁잖아요. 그런데 의원님은 5분도 안 돼서 다 드세요. 거의 삼키듯이. 의원님 입천장은 강철이신 것 같아요"라며 거들었다.

SJ 엔터테인먼트 … 비서들은 휴식이 필요해

 건의하고 싶은 점이 있냐고 묻자 김미정 비서는 ‘휴가’를 말했다.
“총선 3개월 동안 아침저녁으로 주말까지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어요. 선거 운동이 끝난 후 휴가를 바랐지만, 그 주에 방송 출연을 하시면서 전 직원이 출근했어요.”

 이형준 비서는 잦은 방송 출연에 대해 “의원실이 아니라 ‘SJ(성중) 엔터테인먼트’라고 불릴 정도예요. 수행비서님께서 말씀하시길 의원님이 가끔 ‘매니저’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김미정 비서는 '국출중' 촬영 도중 휴가 계획을 담은 서류를 직접 박 의원에게 제출하는 깜찍한 반란을 주도했다.
“한 번도 계획된 휴가를 가본 적이 없어요. 당일에 갑자기 간 적도 있고요”

국회의원 보좌진의 애환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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