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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中心)'서 만난 尹과 安 "중도확장, 실용정치 시대 열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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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낮 서울 종로의 중식당 ‘중심(中心)’에서 만나 “정치적ㆍ정책적 연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두 사람의 회동이 끝난 뒤 양측 대변인단은 공동 브리핑을 통해 “두 사람은 정권교체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두 사람은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해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실용정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만나기로 했고, 정치적ㆍ정책적 연대와 협력을 위해 필요한 논의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 회동에선 “윤 전 총장은 안 대표가 야권 통합의 정신과 헌신으로 서울시장 선거 압승에 크게 기여한 부분에 대해 경의를 표했고, 안 대표는 윤 전 총장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정치적 결단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고 양측 대변인단이 전했다. 또 “두 사람은 소득주도성장, 탈원전정책,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고치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안 대표는 평소 윤 전 총장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를 해온 대표적인 야권 인사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전인 지난 5월 한국정치평론학회 토론회에서 안 대표는 “현재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이 마음을 둘 곳이 없었다가 그걸 하나로 담고 있는 분이 윤 전 총장”이라며 “야권이 정권을 교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선 “2016년 총선 때 윤 전 총장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영입하려 했는데, 그가 ‘검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더 호감을 갖게 됐다”는 말도 했다.

정치권에선 장모 구속 등으로 상승세가 주춤한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야권 대선 경쟁을 앞두고 우호적 경쟁자를 늘리기 위한 시도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앞서 지난 2일엔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찬을 했고, 또 다른 주자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게도 만남을 요청해 뒀다. 그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겐 만남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권 대선 경쟁이 본격화하면 필연적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한 네거티브 검증 공세가 거세게 몰아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사전에 대선 주자들을 자신에 대한 적대적, 우호적 경쟁자로 양분해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에선 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서로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보수와 중도, 탈 진보를 아우르는 ‘빅 플레이트(큰 접시)’를 구상 중인 윤 전 총장이 안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반면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밀렸던 안 대표는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과의 협력을 통해 대선 도전을 위한 재기 발판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특히 회동 뒤 브리핑에서 '중도','실용정치'란 화두가 등장한 걸 두고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조기 입당과는 조금 더 거리를 두려는 것 같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날 회동 뒤 윤 전 총장은 “한국 정치의 중요한 한 분인 안 대표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며 “기본적으로 확실한 정권교체의 필요성과 상호 협력 등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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