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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북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통화 "도와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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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호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한 무소속 이용호 의원(재선·남원 임실 순창)과 최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모 정치인의 연결로 이용호 의원과 통화하면서 "도와달라""많이 가르쳐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달 모 정치인 연결로 통화 #'많이 가르쳐달라''도와달라'요청 #호남 포용 행보 일환으로 주목 # 이 "우연히 통화,같이할 단계 아냐" #민주당,이용호 복당 미뤄 논란 #이 "당이 컨펌해놓고 약속 뒤집어" #5시 '강찬호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

 이용호 의원 측은 "알고 지내는 모 정치인이 3~4주 전쯤 '통화나 해보라'며 윤 전 총장을 연결해서 통화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 측은 "윤 전 총장이 '나랑 같이 정치하자'는 뜻으로 전화한 것인가"는 질문에 "그런 단계는 아니고, 그냥 우연한 기회에 통화만 한 것"이라고 했다. "만날 약속을 잡았나"는 질문에도 "아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이용호 의원 통화는 윤 전 총장의 '친호남 행보'와 직결되는 움직임으로 주목된다. 호남에서 많게는 27% 선까지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윤 전 총장은 보수·중도는 물론 호남을 아울러 대선에 압승한다는 전략하에 호남 지역을 자주 방문하고 뜻을 함께할 호남 인사들과 활발히 접촉한다는 구상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이 합리적 성향으로 지역구에서 인기가 많은 이용호 의원과 통화한 것은 그런 포석의 일환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전북 군산 출신으로 586 운동권 핵심이었던 함운경 씨가 현 정권을 비판한 신문 인터뷰에 공감을 표시하며 주변에 일독을 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용호 의원은 2004년 민주당(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전북 남원·순창·임실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이후 2018년 당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을 결정하자 이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선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 아닌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은 이 의원이 유일하다.

 민주당은 지난 4월 복당 신청을 한 이 의원에 대해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고 복당 여부를 논의했으나 두 달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지난 4월 내게 '복당이 컨펌(결정)됐다'며 신청서를 내라고 전화해왔고,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도 전원이 복당에 찬성했음에도 이유 없이 복당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기득권 세력만 감싸며 통합을 거부하고 '봉숭아 학당'식으로 가면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국민의힘이 탈당자 전원을 복당시켜 당세를 키우는 현실을 직시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에서 이유없이 복당을 계속 거부하면 나는 당당히 나의 길을 갈 뿐"이라고 했다.

강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