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멈춘 적 없다” 봉준호 개막선언…'봉송 커플' 뭉친 칸영화제

중앙일보

입력 2021.07.07 11:13

업데이트 2021.07.07 11:18

봉준호 감독이 6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했다. [로이터=연합]

봉준호 감독이 6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했다. [로이터=연합]

코로나19로 2년 만에 열린 칸국제영화제가 봉준호 감독의 개막선언으로 포문을 열었다.

6일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
심사위원 송강호 한무대서 지켜봐

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봉 감독은 미국 배우 조디 포스터,스페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미국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와 함께 무대에 올라 영어로 “제74회 칸 영화제 개막을 선언한다”고 선창했다. 이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스페인어)과 조디 포스터(프랑스어)의 개막선언 후 다시 한국어로 “선언합니다”를 외쳤고, 이번 영화제의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 영어로 마무리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공식 선정작만 발표하고 개최가 불발됐던 칸영화제는 올해 예년보다 두 달 밀린 여름 철저한 방역 속에 막을 열었다.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지 2년 만이다.

이날 무대에 오른 봉 감독은 “집에서 혼자 시나리오를 쓰는데 갑자기 티에리 프레모(칸영화제 집행위원장)께서 연락주셔서 오게 됐다”면서 “작년에 안타깝게도 코로나로 인해 영화제가 모이지 못해서 한번 끊어짐이 있었기 때문에 그 끊어진 것을 연결해달라고 말씀하셨다. ‘빠라시트(기생충의 불어식 발음)’가 끊어지기 직전의 영화였기 때문에 제가 이런 임무를 맡게 된 것 같다”고 한국어로 말했다.

봉준호 "시네마 멈춘 적 없다…이 자리 모인 분들이 증명" 

6일(현지 시간) 칸영화제 개막식에서 개막선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왼쪽부터)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배우 조디 포스터, 봉준호 감독, 스파이크 리 감독. [AFP=연합]

6일(현지 시간) 칸영화제 개막식에서 개막선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왼쪽부터)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배우 조디 포스터, 봉준호 감독, 스파이크 리 감독. [AFP=연합]

6일(현지 시간) 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2년만이다. [로이터=연합]

6일(현지 시간) 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2년만이다. [로이터=연합]

또 “오늘 이렇게 와서 여러분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니까 영화제가 한번 끊어졌었다는 것이 전혀 믿기지 않는다. 영화제는 멈춘 적이 있었을지라도 시네마는 한번도 멈춘 적이 없다,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이후로 지금 수백 년 동안 지구상에 단 한 번도 이 시네마는 멈춘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위대한 필름메이커, 아티스트분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불어 순차통역에 이어 영어로 “Sorry, I should speak English here. Anyway I'm very happy, so happy with you(죄송하다. 여기선 영어를 해야 한다. 어쨌든 여러분과 함께여서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여 박수를 받았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돼 먼저 무대에 오른 배우 송강호가 그런 봉 감독을 지켜봤다. ‘기생충’ 수상의 영광을 함께하며 ‘봉송 커플’이란 별명까지 얻은 두 사람의 칸 무대 위 재회였다.

6일(현지 시간) 칸영화제 개막식에서 개막선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맨 왼쪽)을 공식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된 배우 송강호(오른쪽 세번째)가 미소 띠며 지켜보고 있다. [사진 카날플러스 중계 화면 캡처]

6일(현지 시간) 칸영화제 개막식에서 개막선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맨 왼쪽)을 공식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된 배우 송강호(오른쪽 세번째)가 미소 띠며 지켜보고 있다. [사진 카날플러스 중계 화면 캡처]

이날 공로상에 해당하는 명예황금종려상을 받은 조디 포스터는 “(영화는) 여전히 나를 오싹하게 한다. 영화에 대한 경이와 감사를 절대 잃지 않을 것”이라는 소감으로 기립박수를 받았다.

칸영화제 방역 매진…백신증명서나 코로나 검사 필수

한편 올해 칸영화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방역에 힘쓰는 분위기다. 참가자들은 백신 증명서를 내거나 코로나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마스크를 써야 하며 악수나 볼을 맞대는 프랑스식 인사는 금지다.

한국영화론 송강호 주연 재난영화 ‘비상선언’이 비경쟁 부문,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가 신설된 칸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됐다. ‘옥자’ ‘버닝’ ‘기생충’ 등 최근 한국영화가 잇따라 주목받았던 공식 경쟁부문 진출은 불발됐다.

송강호는 ‘비상선언’ 현지 일정을 소화하는 한편,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한다. 심사위원장 스파이크 리를 비롯해 프랑스 배우 마티 디옵, 타하 라힘, 멜라니 로랑, 미국 배우 매기 질렌홀, 브라질 감독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오스트리아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 등과 함께다.

칸영화제 "송강호, 한국영화에 중요한 역할" 

배우 송강호가 6일(현지시간) 칸영화제 현지에서 열린 공식경쟁 심사위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

배우 송강호가 6일(현지시간) 칸영화제 현지에서 열린 공식경쟁 심사위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

6일 심사위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송강호는 심사위원 위촉 소감에 대해 “올해도 (영화제를) 못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우선 들었다. 전화 받았을 때. 그만큼 팬데믹이 너무나 위협적이어서”라며 “그런데 이렇게 기적과 같이 모여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마르티네즈 칸 바이하야트 호텔 발코니에서 다른 심사위원들과 편안한 모습으로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칸영화제 개막 전날인 5일(현지 시간) 배우 송강호가 마르티네즈 호텔 루프탑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

칸영화제 개막 전날인 5일(현지 시간) 배우 송강호가 마르티네즈 호텔 루프탑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

한국영화인으론 송강호를 비롯해 ‘비상선언’의 한재림 감독, 배우 이병헌‧임시완이 현지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홍상수 감독은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대원 감독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 ‘매미’가 학생단편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돼 전 세계 17편의 경쟁작과 수상을 겨루게 됐다.

봉준호 감독은 7일 오전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행사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avec)에도 참석한다. 칸영화제 주최 측은 이 행사에 조디 포스터, 맷 데이먼, 이자벨 위페르 등이 참여한다고 공개했지만, 봉 감독의 참석 소식은 개막 당일까지 비밀에 부쳤다. 폐막식에선 이병헌이 시상자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2017년 시상자로 참석한 박찬욱 감독에 이어 한국인으론 두 번째다. 칸영화제는 오는 17일까지 개최된다.

제74회 칸영화제 개막식 이모저모
6일(현지 시간)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공식경쟁부문 심사위원들이 입장하고 있다. 맨오른쪽부터 배우 송강호, 매기 질렌할,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파이크 리 감독 등이다. [로이터=연합]

6일(현지 시간)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공식경쟁부문 심사위원들이 입장하고 있다. 맨오른쪽부터 배우 송강호, 매기 질렌할,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파이크 리 감독 등이다. [로이터=연합]

올해 칸영화제 명예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배우 겸 감독 조디 포스터와 그 아내인 미국 사진작가 알렉산드라 헤디슨.[AFP=연합]

올해 칸영화제 명예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배우 겸 감독 조디 포스터와 그 아내인 미국 사진작가 알렉산드라 헤디슨.[AFP=연합]

올해 칸영화제 공식경쟁 심사위원인 미국 배우 메기 질렌홀. [AFP=연합]

올해 칸영화제 공식경쟁 심사위원인 미국 배우 메기 질렌홀. [AFP=연합]

개막작 '아네트' 주연 배우 마리온 코티아르가 뒤돌아보고 있다. 그 오른쪽이 '아네트'를 연출한 레오 카락스 감독이다. [AFP=연합

개막작 '아네트' 주연 배우 마리온 코티아르가 뒤돌아보고 있다. 그 오른쪽이 '아네트'를 연출한 레오 카락스 감독이다. [AFP=연합

레드카펫 입장로에 대기 중인 송강호. [EPA=연합]

레드카펫 입장로에 대기 중인 송강호. [EPA=연합]

미국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도 개막식에 참석했다. [AFP=연합]

미국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도 개막식에 참석했다. [AFP=연합]

칸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선 봉준호 감독. [AP=연합]

칸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선 봉준호 감독. [AP=연합]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