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31년만에 크레인 올랐다…현대차는 파업 찬반투표 '촉각'

중앙일보

입력 2021.07.07 11:10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6일 오전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6일 오전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6일부터 나흘간 크레인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1990년 4월 노조가 회사의 노동탄압중지를 요구하며 골리앗 크레인을 점거한 지 31년 만이다.

현대중 노조는 지난 6일 오전 8시 약 40m 높이의 크레인으로 통하는 길을 오토바이와 천막으로 막았다. 이어 조경근 현대중 노조 지부장이 패널 공장 앞에 서 있는 턴오버 크레인 계단을 오르기 시작해 크레인 꼭대기에 도착했다. 조 지부장이 크레인에 오르자 800여명의 조합원이 굵은 빗줄기 속에도 비옷과 모자, 마스크로 무장한채 크레인 밑으로 모였다.

조 지부장은 “지난 2주 동안 전면파업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는 5일까지 교섭하는 척 노동조합을 우롱했다”며“현중 경영진이 조금만 마음을 넓혀 공정한 분배를 했더라면 고공농성을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합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장 투쟁을 한다는 각오로 크레인에 올라왔다”고 했다.

현대중 노조가 전면파업을 선언하고 크레인을 점거한 것은 2019~2020년 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노조는 2차례 부결 이후 기본급 인상 등을 담은 3차 잠정합의안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이번 파업과 크레인 점거가 장기화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방적인 요구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크레인을 점거하고,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등 시대착오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노조원들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 농성하고 있다. [사진 현대중공업 노조]

지난 6일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노조원들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 농성하고 있다. [사진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7일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6시 45분부터 울산공장을 비롯한 전주·아산공장, 남양연구소, 판매점 등에서 전체 조합원 4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역대 파업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사례가 없는 만큼 이날 역시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표 결과는 8일 새벽 나올 예정이다. 노조는 파업이 가결되면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실제 파업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다만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야 노조가 합법적인 파업권을 가진다. 중노위는 다음 주 초 관련 조정 중지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6일 2년치 임단협 마무리를 촉구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오전 조경근 노조 지부장이 울산 본사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6일 2년치 임단협 마무리를 촉구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오전 조경근 노조 지부장이 울산 본사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하면 3년 만이다. 앞서 2019년 교섭에서는 한일 무역분쟁 여파, 지난해 교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두 무분규 타결했다.

노사 모두 8월 초로 예정된 여름 휴가 전 타결 의지를 밝혀왔고, 노조 역시 무조건 파업하지는 않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에 올해 역시 무분규 타결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교섭에서 노조는 임금 9만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해왔다.

회사는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1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지난달 30일 제시했으나 노조는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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