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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직 안죽었어···하루 홈런 2방 '나스타' 위용 뽐낸 나성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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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을 주름잡는 '나스타' 나성범(32·NC 다이노스)은 아직 죽지 않았다. 나성범은 메이저리그(MLB) 진출도 올림픽 참가도 물거품이 됐다. 그렇게 주저앉을 나성범이 아니었다. 나성범의 올 시즌은 이제야 제대로 시작되고 있다.

나성범. [사진 NC 다이노스]

나성범. [사진 NC 다이노스]

나성범은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그것도 두산의 국내 에이스로 부상한 최원준을 상대로 뽑아냈다. 나성범은 이날 전까지 최원준에게 1안타(6타수)만 뽑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나성범의 방망이는 호쾌하게 돌아갔다. 2회 첫 홈런은 최원준의 직구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3회 두 번째 홈런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나성범이 하루에 홈런 2개를 친 건 올해 처음이다.

나성범은 야구를 시작하면서 꿈의 무대인 MLB에 서는 게 가장 큰 꿈이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이루고,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고 호기롭게 도전했다. 그러나 그를 열렬히 원하는 팀은 없었다. 그는 "좋은 경험을 했다"며 웃으며 말했지만 다잡은 꿈을 놓쳐 아쉬움은 가득해 보였다. 그 아쉬움 때문인지 시범경기에서 장타가 터지지 않았고, 시즌 개막 후 한 달 동안 타율 2할 중반대로 처졌다.

나성범은 6일 현재 타율 0.288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부터 7시즌 연속 3할 타율이었던 나성범에겐 낯선 숫자다. 17홈런을 날리고 있지만, 장타율은 0.518로 지난해(0.596)보다 다소 떨어졌다. '해결사'라는 별명답게 장기였던 결승타 제조가 다소 줄었다. 결승타 5개를 날려 9개를 치고 있는 양의지에 이어 팀 내 2위다. 나성범은 지난 시즌에는 결승타 20개를 날려 KBO리그 전체 1위였다.

워낙 잘했기 때문에 조금 부진해도 스스로 초조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9일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선 상황에 맞지 않은 타격으로 질책성 교체도 당했다. 2-5로 지던 상황에서 나성범은 3볼을 얻었다. 타격감이 좋은 4번 타자 양의지, 5번 타자 에런 알테어 등이 있어 나성범이 볼넷을 얻어 나간다면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성범은 허무하게 방망이를 휘둘러 뜬공으로 잡혔다.

이동욱 NC 감독은 "팀 플레이를 잘 아는 나성범이 주자를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볼넷 확률이 높은데도 치려고 해서 바꿨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 사기를 위해 잘못을 공개적으로 지적하지 않는다. 특히 모범생 나성범에 대해선 항상 칭찬 일색이었다. 그런 이 감독이 큰 그림을 못 보는 나성범을 일깨운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쿄올림픽 대표팀까지 낙마했다. 나성범은 국가대표팀 단골 멤버였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열린 국제대회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을 일궜다. 지난 시즌보다 성적이 떨어졌어도 나성범이 가지는 무게감이 있기에 승선이 기대됐다. 그마저도 낙마하면서 나성범이 제대로 각성했다. 6~7월 타율 0.313, 7홈런, 15타점으로 방망이가 조금씩 날카로워지고 있다. 나성범은 "이 감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시련을 격은 나성범은 더 단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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