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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이정도는 해야지" 카이스트에 美건물 준 이수영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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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카이스트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에 참석한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 뉴스1

지난해 카이스트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에 참석한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 뉴스1

"기부, 건물 정도는 해야지."

KAIST(카이스트)에 766억을 기부한 이수영(85) 광원산업 회장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일상을 공개했다.

이 회장은 6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에 출연해 자신이 카이스트에 기부한 미국 건물을 공개했다. 그는 해당 건물이 자신의 부동산 투자의 시작이 됐던 곳이라 소개하며 "미국 연방 정부가 내게 임대료로 한 달에 3만2300달러(약 3600만원)씩 납부했다. 그러니까 내가 돈더미에 올라앉았다"고 밝혔다.

미국을 방문한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카이스트에 기부한 빌딩을 공개했다. [TV조선 캡처]

미국을 방문한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카이스트에 기부한 빌딩을 공개했다. [TV조선 캡처]

그는 '카이스트 개교 이래 최고 기부액 납부자'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카이스트에 약 766억원을 쾌척했다. 2012년과 2016년 각각 80억원·1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유증(유언으로 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상으로 타인에게 증여)한데 이어, 지난해 676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쾌척했다. 카이스트는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을 설립하는 한편, 국내 최초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학문 지원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 출신인 이 회장이 모교가 아닌 카이스트에 가장 많은 돈을 기부 한 건 한국의 미래가 과학기술의 발전에 달려있고, 이를 가장 중추적으로 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카이스트에 대한 애정과 기대도 각별하다. 직접 카이스트 발전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88년 부동산 사업으로 확장…美'건물주' 타이틀

과거 이수영 회장이 농장에서 찍은 사진 [사진 KAIST 발전재단]

과거 이수영 회장이 농장에서 찍은 사진 [사진 KAIST 발전재단]

대학 졸업 후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회장은 1963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한국경제·서울경제신문 등을 거쳤다. 하지만 80년 전두환 정부의 언론 통폐합으로 강제 해직됐다.

그 뒤엔 기자 시절 시작한 주말농장을 밑천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일으킨다. 목축업으로 시작해 모래 채취사업으로 본격적으로 부를 일궜고, 88년엔 부동산 사업을 시작하며 광원산업을 세우고 사업을 확장했다. 덕분에 미국의 연방정부를 '세입자'로 둔 건물주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다.

80년 넘게 독신으로 살던 이 회장은 3년 전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이며, 첫사랑이었던 현재의 남편 김창홍 변호사(전 대구지검 경주지청장)와 결혼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신혼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2012년 카이스트 명예박사를 받았으며, 2018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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