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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델타, 벽 부딪힌 역학조사...확진자 네자리 됐다

중앙일보

입력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역 환승공영주차장 인근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 진단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역 환승공영주차장 인근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 진단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1000명 선을 넘었다. 하루 사이 집계하는 신규 환자가 네 자리가 된 것은 올 1월 3일 이후 184일 만이다. 흐트러진 방역의식을 변이 바이러스가 파고들면서 환자가 폭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와중에 방역의 3T 가운데 하나인 추적(trace), 역학조사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

20대 하루 평균 159.1명씩 감염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0~30대 환자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6월 27일~7월 3일 사이 확인된 20대 환자는 1114명(해외유입 제외)이다. 하루 평균 159.1명이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로 보면, 하루 2.3명꼴이다. 한 달 전 1.4명에 비해 확 늘었다. 30대 환자 발생도 두드러진다. 사회·경제적 활동이 왕성한 연령이다.

최근 주점·클럽을 매개로 한 전파와 무관하지 않다. 젊은 층이 주로 찾는 곳이다. 확진자들은 번화가 내 여러 주점 등을 반복적으로 이용하면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 시키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 6월 이후 주점·클럽 관련 집단사례는 총 21건(관련 환자 561명·5일 기준)이다. 수도권 9건(225명), 비수도권 12건(336명)이었다. 이중 서울 마포구 술집 2곳의 경우 모두 71명이 감염자가 나왔는데 7명은 주점 밖 추가전파였다. 여기에 방학·휴가를 맞아 원정 술자리로 전국적 확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 밤 10시 이후 야외음주 금지 시행이 시작된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의 한 편의점에 주류 판매 금지 안내문구가 써 붙혀져 있다. 뉴스1

서울시의 밤 10시 이후 야외음주 금지 시행이 시작된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의 한 편의점에 주류 판매 금지 안내문구가 써 붙혀져 있다. 뉴스1

백신 접종률은 10~20%대  

하지만 20~30대는 백신 접종률이 낮다. 얀센 접종이 집중된 30대만 20.5%고 20대는 10%대 수준이다. 그만큼 감염에 취약하나 야외 공원에서 오후 10시를 넘겨 술자리를 이어가는 등 해이해진 방역의식이 여러 차례 문제시됐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일종의 착시 효과인 듯싶다”며 “백신은 주로 장년층에서 맞았는데, 심리적으로 젊은 층이 백심을 맞은 것처럼 활동이 늘면서 확산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코로나19 강남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코로나19 강남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표본 검사서 변이 검출률 50% 

여기에 변이 바이러스도 심상치 않다. 방대본에 따르면 6월 27일~7월 3일간 국내 주요 4종 변이 감염자는 325명으로 집계됐다. 649명 확진자를 표본 검사했더니 절반이 변이 감염자로 확인된 것이다. 알파(영국)형 변이가 168명으로 가장 많고, 델타 변이가 153명으로 뒤를 이었다.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전파속도가 2.7배 빠르다. 표본을 늘리면, 추가 감염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초 영국 변이 볼 때 7월 들어서면 (한국도 검출률이) 50% 넘을 거로 예상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며 “전염력 빠른 알파, 델타 변이가 확산세 견인한 게 (네자릿수 신규환자 발생) 원인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명동의 맛집으로 알려진 가게 앞에 시민들이 붐비자 경찰이 방역수칙 위반 신고를 받고 출동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0일 서울 명동의 맛집으로 알려진 가게 앞에 시민들이 붐비자 경찰이 방역수칙 위반 신고를 받고 출동하고 있다. 뉴스1

감염경로 오리무중 27% 수준 

사정이 이렇지만 현장에서는 역학조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K방역은 3T 요소를 내세웠었다. 추적(trace)-검사(test)-치료(treatment)다. 한축이 제 작동을 못하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5만2462명(이날 오후 6시 기준)이다. 이중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1만3927명(26.5%)에 달한다. 최근 한 주간 전국 사정(27.1%)도 비슷하다. 10명 중 3명 가까이 어디서 감염됐지 못 찾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26% 수준이 된 게 언제부터냐. 지난 3차 유행 때부터다”며 “좀 안정됐을 때 역학조사 역량을 더 끌어올렸어야 했는데 안 했다. (역학조사가 제대로 안 돌아가면) 누구에게 옮겨 왔을지 모르는 거고 걷잡을 수 없이 퍼지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안일한 상황인식도 지적됐다. 김우주 교수는 “전문가들이 계속 변이 문제라 했는데도 계속 ‘안 퍼졌다’ ‘괜찮다’고 했다”며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린데도 인센티브 제공하면서 상황이 악화한 것이다. (정부가) 20~30대 문제라고 몰아가는데 정부가 (방역완화) 신호를 잘못 전달한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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