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기준 1145명, 역대 두번째…"4차 대유행 시작, 더 크고 오래간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6 20:21

업데이트 2021.07.06 22:22

인천 미추홀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신종 코로 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3명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학교 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전교생 및 학부모, 교직원 등 총 3000여 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뉴스1

인천 미추홀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신종 코로 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3명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학교 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전교생 및 학부모, 교직원 등 총 3000여 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건 3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1월 4일(1020명) 이후 184일만이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앞선 1~3차 대유행보다 훨씬 파고가 크고 여파 또한 오래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규 확진자는 1145명이다. 역대 두번째 규모다. 지난해 12월25일(1240명)의 코로나19 사태 최다 확진자 수에 95명 모자란 수치로 9시 이후 확진자 증가에 따라 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수도권이 975명(85.2%)으로,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 170명(14.8%)이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로 당국은 수도권의 20~30대 확진자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날 9시 기준 서울은 하루 확진자로는 역대 최대치인 568명을 기록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젊은 연령이 주로 이용하는 주점 밀집 지역에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확진자들은 여러 시설을 반복적으로 이용하면서 불특정다수에게 전파시킬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6월 이후 주점ㆍ클럽 관련 집단사례는 총 21건 발생했는데 수도권이 9건, 비수도권이 12건이다. 이런 감염의 불씨는 비수도권으로도 옮겨붙어 전국적으로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0~30대는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약해 검사를 받기까지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또 예방접종률은 낮지만, 밀접접촉률이 높고 이동동선이 광범위해 전파 확산의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젊은층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건 낮은 접종률 탓이 크다. 국내 백신 1차 접종률은 이날 기준 30%다. 접종 완료자는 10.5%에 불과하다. 60세 이상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한 1차 접종은 어느정도 이뤄졌지만, 이들에 대한 2차 접종과 젊은층에 대한 1차 접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백신이 물량이 달려 당장 접종대상자를 확 늘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5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잔량은 총 180만 회분이다. 하루 최대 30~40만명 접종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일주일이면 소진될 양이다. 7월 말까지 화이자를 포함한 백신 1000만 회분이 들어올 예정이지만 당장 2~3주 백신 보릿고개가 닥쳤다.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과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을 빌려오는 백신 스와프(교환) 계약을 체결하며 백신 당겨오기에 나섰다.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한 지금 확산세가 크고 오래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건 ‘K-방역’의 핵심요소인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추적ㆍ차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감염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1~3차 때는 특정 집단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다면 이제는 지역사회 내에서 소규모 감염이 산발적으로 이어지면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1주간 전체 확진자 중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비율은 28.4%로 4주 전(24%)보다 약 4%p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1명 발생한 5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체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1명 발생한 5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체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도 방역망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국내에선 최근 1주간 변이 확진자가 325명 추가로 발생했다. 이 중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2.6배 높은 인도발 델타 변이 확진자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확산하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내 델타 변이 환자가 2주 전에는 30여명이 늘었고, 1주 전에는 70여명이 늘었는데 이번 주에는 150여명이 증가해 증가 폭이 매주 2배씩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확인된 6월 델타 변이 검출률(변이분석 건수 대비 변이 바이러스 확인 건수)은 12.4%다. 전체 확진자 중 델타 변이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4.5%로 아직 미미하지만 감염 고리가 차단되지 않을 경우 영국이나 미국, 이스라엘처럼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다.

그나마 1~3차때 비해 다행스러운건 고위험군 접종이 이뤄지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날 기준 코로나19 중증 환자는 144명으로 중환자 치료 병상이 600여개 가량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 중증 환자나 사망자도 비례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안심할 수 없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실상 4차 유행이라고 이름 붙여야 한다” 라고 말했다. 그는 “속도나 규모 면에서 지금 올라가는 추세이고 방역 강화 조치가 취해진지 얼마 안돼 더 올라갈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시작점이 높은 만큼 파도의 정점도 커지고 여파도 오래갈 수 있다. 그는 확진자 폭증 원인으로 “6월 중순부터 방역 관리를 하지 않고 완화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키웠다”라며 “지방은 완전히 풀어놨고, 수도권도 집합금지를 해제하면서 정부가 수수방관했다”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의 출현, 경각심 저하, 에어컨을 켜고 환기하지 않는 계절적 요인과 함께 정부의 안일한 방역 정책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 교수는“변이가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 이어졌는데 정부는 ‘아직 안퍼졌다’ ‘잘 통제되고 있다’고 말하며 7월 거리두기 완화와 백신 인센티브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전달한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국민들에게 정부의 오판을 사과하고 방역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정부는 20~30대 문제라고 몰아가는데 그들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라며 “정부 스스로 사과하고 책임은 안 지면서 국민에게만 엄격하게 따져선 안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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