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첫 민심행보 대전 찾은 尹…민노당 출신 주대환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6 18:31

업데이트 2021.07.06 19:02

‘민심행보’ 첫 행선지로 대전을 택한 윤석열(61) 전 검찰총장이 6일 오후 주대환(67) ‘제3의길’ 발행인과 비공개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입당 등 대선 진로를 두고 “여러 의견을 듣겠다”는 윤 전 총장이 중도층과 탈 진보 세력을 아우르는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재야노동운동가 주대환 만난 윤석열

정치참여 선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치참여 선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날 오후 윤 전 총장은 주 발행인과 대전 유성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출신인 주 발행인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 1978년 긴급조치 9호 위반, 1979년 부마항쟁 등으로 네 차례 구속됐던 재야노동운동가다. 2019년엔 손학규 당시 바른미래당 대표의 제안으로 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다가 14일 만에 사퇴했다. 당시 주 발행인은 바른미래당의 양대 축이던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속한 바른정당계, 안철수계와 모두 갈등을 겪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즉흥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카이스트 원자력공학부 소속 학생 및 연구원 3명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중 한 학생이 윤 전 총장에게 이날 오후 열리는 탈원전 비판 관련 ‘만민토론회’ 참석을 제안했고, 즉석에서 윤 전 총장이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주 발행인은 이 만민토론회의 준비위원이다.

 주대환 전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 뉴시스

주대환 전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 뉴시스

주 발행인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는 사전에 인연이 없었다”며 “만민토론회에 자신이 참석해도 괜찮은지 묻기 위해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만남 직후 함께 만민토론회에 참석했다.

만민토론회엔 주 발행인 외에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과 민변 및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2일 광주4ㆍ19혁명기념관에서 열린 만민토론회에선 전남 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배훈천씨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배씨의 정치적 배후가 의심스럽다는 취지로 한 언론 보도를 공유했고, 이후 배씨는 여권 강경 지지층으로부터 욕설ㆍ협박 등에 시달렸다.

대전 찾은 尹, 충청 연고 강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한주호 준위 묘소, 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육십 평생 살아왔지만, 현충원에 잠들어계신 모습을 보니 국가를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번 결의와 각오가 새로워지는 거 같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명록엔 “목숨으로 지킨 대한민국, 공정과 상식으로 바로 세우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카이스트를 방문해선 정부의 탈원전 정책 비판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카이스트 원자력공학부 학생 등과 만난 뒤 윤 전 총장은 “장기간 검토와 국민적 합의를 거쳐 진행됐어야 하는 에너지 정책이 너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은 문제”라며 “무리하고 성급한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카이스트 학생 등과의 만남은 시사평론가인 장예찬씨가 기획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재직 시절 월성 원전 수사를 맡았던 곳도 대전지검이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열린 충청ㆍ대전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선 “저희 집안이 충남 논산 노성면에서 집성촌을 이루면서 500년을 살아왔다. 저희 부친은 논산에서 태어나서 학교 다녀야 하기 때문에 공주로 이전했다”며 충청지역과의 연고를 강조했다.

다음은 윤 전 총장의 간담회 일문일답.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대전 유성구 라도무스아트센터에서 충청ㆍ대전 지역 언론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대전 유성구 라도무스아트센터에서 충청ㆍ대전 지역 언론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이전 가능성은.
“시기나 방향에 대해선 조금 더 봐야 하지 않겠나. 그러나 크게 봤을 땐 의회와 행정부처가 지근거리에 있어야만 의회주의가 구현되고 행정 효율성을 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충청대망론에 대한 소회는.
“저는 서울에서 교육받았지만, 저희 부친이나 사촌들까지 뿌리는 충남에 있기 때문에 많은 충청인께서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으로 이해한다. 충청대망론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 굳이 ‘옳다’ ‘그르다’ 비판할 문제는 아닌 거 같고 지역민의 하나의 정서라고 생각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윤 전 총장이 인사 특혜를 받았다고 했다.
“송 대표 말씀엔 특별히 논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혜인사라고 하면 인사 하신 분에게 여쭤보는 게 옳지 않나 싶다.”
역대 정권의 지역균형발전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인가.
“기업이 자율적으로 지방을 찾아가서 사업영역을 구축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정부주도형으로 하다 보니 형식적으로 지역균형이 된 것 같지만, 지역주민들이 실질적인 이익을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시장이 실패해서 정부가 개입한 것 아닌가.
“저는 전남북, 경남북, 충청권에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들이 하나씩만 들어가 있어도 전ㆍ후방 효과를 통해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기업이나 정부부처를 지방으로 보내면 교육 문제 때문에 가족들은 수도권 살고 아버지만 지방에 있으면서 KTX로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이런 식으론 지방발전 안 된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미국 점령군’ 발언 공방이 계속된다.
“민주당 정부의 주요 인사들 역사관 내지 철학이 과연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큰 틀을 벗어나 있는 것이라면, 대한민국의 현안을 해결하고 번영과 풍요의 미래 설계하는 데 도움되는 역사관인지. 이것에 대해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보자는 것이다. 이 지사와 역사적, 국제법적 논쟁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과거 소문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제가 물어보니까 어떤 매체 기자하고 통화했다고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했다고 하더라. 저는 ‘잘못됐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자기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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