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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명 소금물 놔주고 돈 챙겼다…생지옥 인도 울린 '물백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취해진 인도 뉴델리에서 아이들이 문을 닫은 상점 앞에 누워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취해진 인도 뉴델리에서 아이들이 문을 닫은 상점 앞에 누워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도에서 수천 명에게 ‘가짜 백신’을 접종하는 사기 사건이 적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인도 뭄바이서 2500명에 백신 사기 #소금물 놔주고 3200만원 받아 챙겨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 경찰이 식염수(소금물)를 코로나 백신이라고 속여 2500명에게 접종해온 의사와 의료진 등 일당을 붙잡았다.

뭄바이 경찰 당국에 따르면 가짜 백신 접종은 뭄바이 내 최소 12곳의 접종소에서 이뤄졌다. 일부 피해자들이 백신 접종 이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점, 현금으로만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점, 백신 접종 증명서가 허술한 점 등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지난달 중순까지 의료진·군인 등 방역 전선 종사자와 45세 이상 성인만 코로나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였다. 그러다 지난달 21일부터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무료 접종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뭄바이 경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현장을 압수수색해 위조된 백신 증명서를 확보하고 계좌를 동결한 뒤 관련자들을 체포했다. 가짜 백신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1회 접종료로 10~17달러(1만1000원~1만9000원)씩 받아 챙겨, 총 2만8000달러(32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사기 행각은 인도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해 백신 수요가 치솟았던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에 발생했다.

경찰은 “이들은 식염수를 사용해 접종을 했고, 이제껏 2500여 명이 가짜 백신을 맞았다”며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의사를 포함해 14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범죄 연루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뭄바이 고등법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말 충격적”이라며 “사람들이 더 이상 속지 않도록 당국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횟수는 이날 5일 기준 누적 3억5289만여 명이다. 인도 인구 13억9000만 명 가운데 2차 접종 완료자는 6450만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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