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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까지 진흙에 파묻혔다" 日시즈오카 산사태서 '구사일생'...행방불명 29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폭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난 일본 시즈오카(靜岡)현에서 3일째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오전까지 사망자는 총 4명으로 늘었으며, 29명이 행방불명 상태다.

사고 후 72시간 '골든타임'...구조 작업 계속 #사망자 4명으로 증가..29명 행방불명 상태 #진흙 뚫고 탈출한 여성 등 기적적인 생존도

5일 구조대가 일본 시즈오카현 산사태 피해 지역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5일 구조대가 일본 시즈오카현 산사태 피해 지역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6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관, 자위대 등 1000여명으로 이뤄진 구조대는 이날 아침 생존자 수색과 구조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사고 발생 후 72시간'이라는 '구조 골든타임'이 지나면 피해자의 생존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온천 휴양지로 유명한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에서는 3일 오전 10시 30분쯤 폭우의 영향으로 약 10만㎥의 토사가 2㎞가량 떨어진 해안 주변까지 급류를 타고 쏟아져 내리는 산사태가 일어났다. 130여채의 가옥이 토사에 쓸려 들어가 피해를 입었고 이날까지 총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즈오카현은 5일 주민등록상 피해 지역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 215명 중 연락이 닿지 않은 64명의 명단과 성별, 주소를 공개했다. 6일 오전까지 이 중 41인에게서 연락이 와, 현재 발표 명단에서 누락된 6인을 포함해 총 29명이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일본 시즈오카현 산사태 피해지역에서 집들이 흙에 파묻혀 있다. [AP=연합뉴스]

5일 일본 시즈오카현 산사태 피해지역에서 집들이 흙에 파묻혀 있다. [AP=연합뉴스]

"진흙에서 빠져나와 필사적으로 도망"

5일 피해 현장에서 구조 소식이 속속 전해진 가운데,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의 사연도 소개됐다.

6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인근 사회복지시설 직원인 29세의 가와구치 사키는 진흙에 목까지 파묻힌 상태에서 자력으로 집안을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3일 오전 홀로 집에 있던 가와구치는 '쾅'하는 소리가 들려 문을 열었다고 한다. 순간 엄청난 양의 토사가 집안으로 흘러들어왔다.

흙에 밀려 집 구석으로 내팽개쳐졌다. 정신을 차리니 목 아래가 전부 흙에 파묻힌 채 침대와 벽 사이에 끼어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손에서 놓치지 않았던 휴대폰으로 어머니에게 "살려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흙이 또 밀려들 수 있단 생각에 "위험하니까 오지 말아요"라고 다시 메시지를 전송했다.

흙에서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쓰던 중 두 번째 굉음과 함께 흙더미가 덮쳤다. 이 충격으로 지붕이 깨져 날아가면서 천장에 빠져나갈 틈이 생겼다고 한다. 흙을 헤치면서 침대를 딛고 천장으로 빠져나와 이웃 베란다로 넘어갔다. 집 밖을 지나는 주민들에게 소리를 질러 구조돼 함께 피난소로 갔다.

세 번째 토사가 밀어닥치기 겨우 몇십분 전이었다. 가와구치는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저 필사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지역에서 3일 오전 산사태가 발생해 산 아래 주택을 젚치고 있다. [트위터 @loveskgu 캡처]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지역에서 3일 오전 산사태가 발생해 산 아래 주택을 젚치고 있다. [트위터 @loveskgu 캡처]

5일에는 이 지역에 비가 그치면서 피난소에 머물던 주민들도 복구 작업에 동참했다. 주민들은 집에 흘러든 진흙을 쓸어내거나 쓰러진 가구를 옮기기도 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6일 이 지역에 다시 산발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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