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임기말 마이웨이? 이진석·이광철·김기표 처리 잣대 제각각

중앙일보

입력 2021.07.06 11:24

업데이트 2021.07.06 18:08

청와대가 사실상 현실 정치에서 손을 떼고 임기말 ‘마이웨이’ 기조로 갈 뜻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거기(여의도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이제 민생이나 국정에 집중해야 될 처지”라며 “청와대는 정치권 또는 대선과 관련해 어떤 논의나 소란스러운 움직임이 있더라도 흔들림 없이 그냥 저희 하던 일을 뚜벅뚜벅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의 계절이 왔다. 청와대와 정부는 정치적 중립을 철저하게 지키고 방역과 경제,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수석은 이어 “우리도 정치에 좀 선을 긋고 민생에 집중할테니 정치권도 좀 도와주면 좋겠다”며 “자꾸 대통령을 (정치에) 끌어들이거나 대통령과 관련돼서 이런저런 얘기를 함으로써 정치적 유불리를 도모하는 것 좀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정치권을 향해 여러차례 “도와달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 수석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깨문’ 발언에 대해선 “왜 제가 보는 시각이 없겠냐만, 거기에 대해 뭐라고 하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거고, 또 다른 사안으로 번질 것 같아서 말씀 안 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지난 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 ‘누구가 되면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고 성공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며 친문 강성 지지층을 비판했다.

송 대표의 발언을 놓고 여당 내 논란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 수석은 이날 오후 JTBC 유튜브 채널 ‘신예리의 밤샘토크’에 출연해선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임기 5년 차에 40% 지지율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지지율 40%인 문 대통령과 척져서는 (여당에서) 누구도 다음 대선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여당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 수석은 이어 “(문 대통령 주변에는) 요만큼의 측근 비리도 없다”며 “여야를 대할 때 자신감이 있는 부분”이라고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가 열렸다. 이철희 정무수석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중앙일보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가 열렸다. 이철희 정무수석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중앙일보 김성룡 기자]

한편 이 수석은 인사 참사 비판에 직면한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해선 “(김외숙 인사수석 등) 특정 개인이 져야될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야권의 경질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본인(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이 책임지고 사퇴를 했으니 결과만 놓고 보면 청와대가 판단을 잘못한 건 있다”면서도 “특정인의 고집이나 특정인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만한 사유가 아니라, 인사 과정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져야될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거취가 도마에 오른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이광철 민정비서관,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 등 3명에 대해 각각 다른 잣대를 제시했다.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먼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끝에 물러난 김 전 비서관에 대해선 “본인이 책임지고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을 위법하게 저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광철 민정비서관에 대해선 “(사표 처리가)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워낙 그 자리가 중요한 자리라 공석으로 두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사람(후임자) 구하는 작업과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사표를 제출한 이 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지만, 김 전 비서관의 사표는 즉각 수리했다. 두 사람 모두 민정수석실 산하의 같은 비서관이다.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5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5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또 지난 4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이미 기소된 이진석 실장의 사표는 받지 않고 있다. 의사 출신인 이 실장이 코로나 방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 수석도 이날 이 실장의 거취에 대해 “교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역시 기소와 동시에 여론에 밀려 사표를 제출받았던 이광철 비서관과는 또다른 잣대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각각 다른 잣대로 ‘특정인은 내 사람’이라는 시그널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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