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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끔찍한 상상, 홍창기·문보경 없었으면…

중앙일보

입력

LG 홍창기(왼쪽)와 문보경

LG 홍창기(왼쪽)와 문보경

LG로선 '홍창기(28)와 문보경(21)이 없었더라면'이라는 상상은 하기도 싫다.

LG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개막 후 꾸준히 마운드의 높이를 자랑한다. 타선은 최근에서야 반등했다. 지금까지 마운드의 힘으로 버텨온 셈이다.

타율 0.316·12홈런·51타점을 올린 4번 타자 채은성을 제외하면 베테랑 타선이 대부분 부진하다.

주장 김현수는 올 시즌 타율 0.288를 기록하나, 최근 한 달 타율은 0.230에 그친다. 득점권에서는 0.214로 더 부진하다. 6월 초 햄스트링 부상 이후 성적은 내리막이다. 김민성은 타율 0.199로 꼴찌다. 규정타석을 채운 54명 중 1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선수는 김민성이 유일하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활약한 외야수 이형종과 이천웅은 시즌 타율 2할대 초반에서 허덕이고 있다. 한방이 있는 유강남도 타율(0.253), 장타율(0.367), 출루율(0.321) 모두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가 없다. LG는 타율 0.243, 8홈런, 25타점으로 부진한 로베르토 라모스의 허리 부상이 장기화하자 결국 퇴출을 결정했다. 새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는 올림픽 휴식기 이후 1군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타선의 활력소가 되는 이들은 '젊은 피' 홍창기와 문보경이다.

둘은 4~5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시너지를 입증했다. 문보경은 2-0으로 앞선 4회 1사 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이어 3-0으로 달아난 2사 만루에서 홍창기의 쐐기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LG는 5-0으로 승리, 3연패를 탈출했다. 5일 경기는 1~2번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해 홍창기가 5타수 2안타 1볼넷, 문보경이 4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몬보경은 5-6으로 뒤진 7회 동점 적시타를, 홍창기는 9회 2사 후 결승 2루타의 주인공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외야진의 한 자리를 꿰찬 홍창기는 풀 타임 두 번째 시즌인 올해 업그레이드가 한창이다. 타율 4위(0.338) 출루율 2위(0.475)에 올라있다. 당연히 팀 내에서 가장 좋다. 장타율까지 전년 0.417에서 올 시즌 0.439로 올랐다. 타석당 볼넷 2위(0.18개)로 특유의 '눈 야구'도 한층 더 좋아졌다. 시즌 득점권 타율은 지난해 0.266에서 올 시즌 0.339로 크게 향상됐다.

갑자기 등장한 문보경은 라모스의 공백을 잊게 했다. 5월에 1군 무대에 데뷔한 프로 3년 차 문보경은 6월 리그에서 OPS 5위(1.050)를 기록했다. 특히 6월 장타율은 0.645로 NC 양의지(0.718)에 이은 리그 2위였다. 자신의 강점으로 꼽은 힘과 장타력을 뽐냈고, 공을 잘 골라내는 선구안을 비롯해 높은 출루율도 자랑했다. 4일까지 타율 0.270, 7홈런, 25타점을 올렸다. 득점권 타율도 3할대다.

문보경의 활약은 LG에 행복한 고민을 안겨준다. 새 외국인 타자 보어가 합류하면, 포지션 정리가 불가피하다. 문보경과 보어의 포지션이 1루수로 겹친다. 다만 문보경은 원래 주포지션이 3루여서 상황에 따라 긴 타격 슬럼프에 빠진 김민성을 대체할 수 있다. 지명타자나 대타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베테랑의 부진에 애를 태운 LG는 신예의 활약을 위안으로 삼는다. 다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선 결국 베테랑 타자의 타격감 회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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