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음주 안되고 야외취식 되나?" 불만 키운 우왕좌왕 대책

중앙일보

입력 2021.07.06 05:00

“야외음주는 안 되고 야외취식은 된다는 거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 4일 내놓은 방역 대책에 대한 직장인 최모(30)씨의 반응이다. 수도권에서는 밤 10시 이후 공원이나 강변 근처에서의 음주 행위가 금지된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최씨는“야외에서 음주 행위를 잡아야 할 것이 아니라 사적 모임 인원을 철저하게 규제하는 게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6일 반포한강공원의 모습. 최연수기자

지난달 6일 반포한강공원의 모습. 최연수기자

야외금주 조치는 음식점 등의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10시 이후, 공원으로 몰리는 사람들을 제지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다. 하지만 길어진 코로나19 거리주기대책으로 시민들은 이제 와 꺼내 든 야외금주 방역카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시민은 “‘휴가시즌에 비수도권으로 무리 지어 여행 가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외음주가 아니라 비수도권 한정으로 풀어놓은 사적 모임 인원 규제를 잡아야 비수도권으로의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보여주기식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직장인 박모(33)씨는 “장마 시즌에 야외에서 음주할 사람이 앞으로 누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또 “접종자들에게 노마스크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더니 한순간에 뒤집어버렸으니 이를 믿고 따를 사람들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인센티브, 식당은 “구청 측에서 얘기 없다” 우왕좌왕

5월 31일 대전 서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식당 주인이 백신접종자는 직계가족 8인 이상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5월 31일 대전 서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식당 주인이 백신접종자는 직계가족 8인 이상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중대본은 백신 인센티브 중 '야외 노마스크' 인센티브를 수도권에서 철회했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혼선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만난 50대 김모씨는 “백신 인센티브로 야외 노마스크 조치가 나왔을 때 시기상조라고 느꼈다”며 “백신접종율을 높이려는 마음은 알겠는데 벗으라고 했다가, 쓰라고 했다가 시민들 사이에서는 헷갈리기만 할 뿐이라 그냥 잘 쓰고 다니려고 한다"고 말했다.

백신 인센티브로 식당과 카페 등의 운영방식이 달라진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일부 식당에서는 백신 인센티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백신 접종자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인원에서 제외된다.

서울 용산구의 한 이탈리아 식당 관계자는 “구청에서 백신 인센티브로 5인 이상 받아도 된다는 공지가 없어 따로 받지 않다가 토요일부터 6인 이상 받기 시작했다”며 “백신 인센티브를 잘 모르는 손님들이 ‘저분들은 왜 6인 이상이냐’고 따지기도 했다”며 “지자체 등에서 변화한 방역 대책 제대로 알려줬으면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구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백신 인센티브에 대한 공문을 내리기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시 모 구청 관계자는 “최근 확진자 수 등을 고려하면 구청 측에서도 먼저 백신 인센티브에 대한 공문을 보내거나 안내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저희가 할 일이라고 보기 어렵고 애매한 상황이라 문의가 오면 답변 드리는 정도로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주보다 사람이 모이는 게 문제”

지난달 27일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2주간 이행기간 동안 수도권의 사적 모임을 6인까지 허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새 거리두기 개편안을 시행한다. 뉴스1

지난달 27일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2주간 이행기간 동안 수도권의 사적 모임을 6인까지 허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새 거리두기 개편안을 시행한다. 뉴스1

수도권을 한정으로 내놓은 이번 거리두기 방역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엄중식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음주건 취식이건,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며 “아무리 야외여도 여럿이 장시간 함께 있다면 그 자체로 전파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자에 대한 노마스크 인센티브는 현실적으로 ‘누가 접종자이고 누가 아닌지’를 계속 모니터링 할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철회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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