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출금도 울산 선거 꼴? 이광철·이성윤 재판 기약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5 16:40

업데이트 2021.07.06 09:23

지난달 12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수사무마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재판 날짜가 아직도 정해지지지 않았다. 재판부가 “준비기일을 지정하겠다”고 한 지도 20일째다. 검찰은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사건도 병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석달 전인 4월 1일 불법 출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현 공정위 파견 검사와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재판도 오는 13일 3차 준비기일을 잡은 채 첫 재판은 시작도 못했다. 이에 불법 출금 사건도 검찰 기소 이후 첫 공판을 여는데 1년 4개월 걸린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전철을 밟는 거냐라는 우려가 나온다.

‘병행’ 심리 결정난 이성윤 재판은?

이성윤 서울고등검찰청장. 뉴시스

이성윤 서울고등검찰청장. 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선일)는 지난달 15일 재판에서 “(이 고검장에 대한) 재판준비기일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증거관계가 복잡하지 않으면 공판기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정리할 게 있을 듯해서 준비기일을 지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까지 이 고검장에 대한 재판준비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검찰은 이 고검장 기소 당시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사건과 병합해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성윤 고검장 사건은 두 사건하고 병행해서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관련이 있긴 하지만 쟁점은 방향이 다르다. 이를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불법 출금’ 자체와 이후 행해진 ‘수사 외압’ 혐의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얘기다.

해당 재판부는 이 고검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은 물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연루자 중 가장 먼저 기소된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전 본부장 사건도 심리하고 있다. 이 검사는 직권남용·자격모용공문서작성, 차 본부장은 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관련 사건들이 모두 한 재판부에 모인 셈이다.

이광철 비서관, 이규원·차규근 '병합'될까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향후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사건 역시 이 검사와 차 전 본부장 사건과 병합해달라고 신청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비서관이 이미 재판에 넘겨진 차규근 전 본부장과 이규원 검사와 공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내용에 따르면 차 전 본부장이 2019년 3월 22일 오후 10시58분쯤 김 전 차관의 인천공항 출국심사대 통과 사실을 보고받은 뒤 법무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이를 보고했고, 이 같은 보고가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광철 비서관에게 전달되면서 이규원 검사에게 긴급 출금 요청 지시가 이뤄졌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소장에는 또 이규원 검사가 당시 이광철 비서관에게 “대검이 확인해 줘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하자 다시 이광철 비서관과 조국 수석을 통해 당시 법무부와 대검에 차례로 전달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검찰은 이 비서관이 일련의 ‘불법 출금’ 보고·지시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정섭 대구지검 형사2부장검사 등 기존 수원지검 불법 출금 수사팀은 공소 유지를 위해 향후 재판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통상 직무대리 발령은 공판기일 전마다 대검에 공문을 보내고 대검이 승인하는 절차를 통해 이뤄진다. 재판부가 ‘김학의 불법 출금’ 관련 재판을 병합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한다면, 각각의 공판기일마다 직무대리 발령을 요청하고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대구 등 지방과 서울을 오가야 한다.

다만 실제 재판부가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병합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 부장검사는 “ 이 비서관 사건은 병합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하세월을 보낼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공범 관계가 뚜렷한 만큼 신속한 판단을 위해 병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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