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의 경고 "反이재명 대깨문, 그러다 文대통령 못지킨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5 13:10

업데이트 2021.07.05 16:23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총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 “완전히 불공정한 특혜”라고 말했다. 다소 격앙된 어조였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이 공정을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데, 가장 불공정하게 출세한 게 윤석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文 인사특혜?’ 질문에 “특별한 혜택 준 건 사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전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연수원 18기고 윤 전 총장은 23기”라며 “다섯 기수를 뛰어넘어 한직에 있던 사람을 중앙지검장으로 고속 승진ㆍ발탁했고 검찰총장으로 만들었다. 완전히 불공정한 특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특혜 인사를 했다는 거냐’는 질문에는 “특별한 혜택을 준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애초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의 이런 발언은 윤 전 총장이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한 걸 ‘자기부정’이라고 규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송 대표는 “자기(윤 전 총장)를 이렇게 키워준 대통령에 대한 유감표명 정도는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최근 법정구속된 윤 전 총장의 장모 논란과 관련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할 때 인용한) 경제공동체 논리가 윤 전 총장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된 인사검증은 물론 소득주도성장ㆍ부동산ㆍ일자리통계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청와대와 거리를 뒀다. 

“인사수석ㆍ민정수석 (라인) 전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달에 월급 27만원 주는 노인일자리 만들어놓고 일자리 늘렸다고 하면 국민들이 동의하기 어렵다” “소득주도성장을 한다며 최저임금을 초기에 너무 급격하게 올린 건 잘못됐다” “부동산을 세금으로만 잡으려고 해선 안 된다. 세금을 징벌적 수단으로 쓰면 조세저항이 일어난다” 등 사실상 정부 정책에 대한 저격성 발언이다.

“이재명 배척하지 마라. 되는 사람 중심으로 단결”

더불어민주당 송열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열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당내 예비경선이 진행 중인 대선후보 선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송 대표는 특히 친문 일각의 ‘이재명 불가론’을 직격했다. 송 대표는 “저는 부엉이모임도, 민평련도 아닌 비주류로 배제의 아픔을 겪고 네 번째에야 당 대표가 됐다”며 “이재명에 대해서 배척하지 말아라. 누구든 되는 사람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하는 게 원팀 정신이다. 공정하게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하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 17대 대선에서 일부 친노세력이 정동영을 안찍어 500만 표 차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며 “결국 검찰의 보복으로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의 ‘대깨문’ 발언 직후 민주당 내부에선 “당 대표가 공적인 자리에서 특정 후보가 확정된 것처럼 사실상 지원하는 편파적 발언을 했다. 눈과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유 불문하고 즉각 사과부터 하라”(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송 대표는 오후 한국노총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특정 후보는 안 된다고 하면 통합이 안 되기 때문”이라며 “발언 취지는 우리가 다 하나가 되자는 뜻이다. 얘기를 자세히 보면 특정 후보를 배제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대선 잠룡으로 손 꼽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선 “만나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인간적 의리, 본인의 마음 자세를 봤을 때 정부를 비난하고 반사효과로 대선에 나갈 분 같지 않다. 우리와 힘을 합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 가운데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가장 위협적인 후보군으로 뽑았다. “판ㆍ검사는 형성적 미래를 만들어가기 쉽지 않다. 차라리 두 분이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한다”는 논리다.

송 대표가 탈당을 권유한 부동산 투기의혹 의원 12명 가운데 5명이 탈당하지 않는데 대해선 “정무적으로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징계 절차를 밟는 초강수는 가급적 두지 않겠다는 취지다. 송 대표는 “징계권을 발동하려면 증거에 기초해야 하는데 선행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언급되는 ‘86운동권’ 용퇴론에 대해선 “할아버지도 남아있는데 아버지(뻘)에게 물러나라고 하면 좀 그렇다”고 응수했다. 송 대표는 “음식을 먹을 때 겉절이도 필요하고 묵은 김치도 필요하다. 삼겹살 먹을 때 묵은 김치를 싸먹으면 맛있을 때도 있다”며 “우리(86운동권)가 실력이 없었나. 586 시장·구청장 시키니 다 잘했다”고 말했다.

상위 2% 종부세…“상위 2%의 명예로운 클럽. 사회연대세 존경 의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합부동산세 대상을 상위 2%로 한정한 것 과 관련 ‘부자감세’(범여권) ‘조세법률주의 위반. 편가르기’(국민의힘) 등의 비판이 나오는데 대해선 “잘못된 논리”라고 적극 반박했다. “2%로 한정해 650억원 깎아준 것에 불과하다. 종부세를 한 해 5조8000억원 걷는데 이걸 부자감세라는 건 논리에 안맞다”는 주장이다. 편가르기 비판에 대해서도 “징벌적 의미가 아니라 아너스클럽(Honors Club), 상위 2%의 명예로운 클럽”이라며 “좋은 집에 사니 사회 연대세로 도와주겠다고 하니 존경의 의미로 2%를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KBS 이사회가 최근 수신료 인상안(2500원→3800원)을 의결한 데 대해선 “1억원 이상 연봉자가 너무 많다. 개혁이 필요하다”며 “공영방송을 집권세력이 지배하는 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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