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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156%, 사과 54%…농축수산물 물가 30년 만에 최대 폭↑

중앙일보

입력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코너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코너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파 156.6%, 사과 54.3%, 배 47%, 마늘 45.7%….

올해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가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2.6% 올랐다. 1991년(14.8%)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도 2011년(12.5%) 이후 10년 만이다.

품목별로 파가 올해 상반기 156.6% 급등했다. 1994년 이후 27년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파테크(파 가격이 비싸서 집에서 직접 재배해 먹는 것)’란 신조어를 낳을 정도다. 연초 한파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 가격이 급락한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아 나타나는 통계 착시)가 작용했다.

올 상반기 물가 많이 오른 농산물.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올 상반기 물가 많이 오른 농산물.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과일 중에선 사과(54.3%)가 1999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47%), 복숭아(43.8%), 감(22%)도 많이 올랐다. 향신료 중에선 마늘(45.7%), 고춧가루(34.9%) 물가 상승률이 높았다. 최근 가격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달걀은 38.9% 올랐다. 2017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급등한 건 각종 가격 상승 요인이 한꺼번에 겹치면서다.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이 이어졌고,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산란계 마릿수가 줄어드는 등 계란 생산 기반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문제는 필수품인 농·축·수산물 물가가 오르면 서민의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한다는 점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는 올 상반기 1년 전보다 1.8% 올라 2017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매일 식탁에 오르는 농·축·수산물 물가가 뛰면 체감 물가 상승률이 실제 물가 상승률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분기 계란 공급량이 회복되고 4분기 곡물ㆍ과실류 수확기가 도래하면 농·축·수산물 물가가 점차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며 “품목별ㆍ시기별 맞춤형 대응 방안을 마련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2% 이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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