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까지 쫓아가 학계원로 30분 팼다…中우주개발 막장극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07.05 11:29

업데이트 2021.07.05 11:45

문제의 구타 장면 폐쇄회로 TV 영상 [중국신문주간 웨이보]

문제의 구타 장면 폐쇄회로 TV 영상 [중국신문주간 웨이보]

중국의 우주 개발 업체 책임자가 학계 원로를 구타해 4일 직무가 정지됐다. 이날은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에머무는 우주비행사들이 첫 우주 유영을 한 중국의 축제일이라 중국 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외 학회 가입 추천 거부에 격분
엘리베이터서 발길질, 끌어내 폭행
갈비뼈 부러지고 전신 골절 피해
현지 매체 보도 나오자 "직무정지"

우주개발 투자회사인 중국 항천투자지주회사(中國航天投資控股有限公司, China Aerospace Investment Holdings, CAIH)의 장타오(張陶·57) 당서기 겸 이사장이 지난달 6일 국제우주과학원(IAA) 회원 추천 문제로 원사(院士, 최고 학술 권위자에게 주는 명예호칭) 두 명을 30분가량 폭행했다.

폭행 동영상이 공개돼 중국 SNS를 통해 퍼지며 여론이 악화되자 CAIH의 모 그룹인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中國航天科技集團, China Aerospace Science and Technology Corporation, CASC)은 4일 장타오 당서기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항천투자지주회사(CAIH)의 장타오(張陶) 당서기 겸 이사장 [바이두 캡처]

중국 항천투자지주회사(CAIH)의 장타오(張陶) 당서기 겸 이사장 [바이두 캡처]

중국 시사주간지 ‘중국신문주간’의 보도로 알려진 이번 폭행 사건은 지난달 6일 오후 장타오 이사장이 우메이룽(吴美蓉·85) 원사와 왕진녠(王晉年·55) 원사를 회사로 초청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저녁 장 서기는 두 원사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올해 국제우주항행과학원(International Academy of Astronautics, IAA) 회원 가입을 신청하겠다며 두 원사의 지원과 추천을 부탁했다. 그러자 왕진녠 원사는 장 서기와 초면이라 아직 그의 경력과 업무 내용 등을 잘 모르니 자세히 살펴본 뒤 다시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거절에 화가 난 장 서기는 그 자리에서 왕진녠을 구타하려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메이룽 원사는 당황해 왕 원사에게 자리를 피하라고 요청했다.

당시 폐쇄회로(CC) TV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께 장 서기와 CAIH 부하직원이 두 원사를 배웅하면서 왕진녠 원사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기 직전 폭행이 벌어졌다. 장 서기가 갑자기 뒤에서 왕진녠 원사를 걷어차 넘어뜨리고 때리기 시작했다. 이어 우메이룽 원사까지 쓰러뜨렸다. 장 서기는 다시 엘리베이터 안으로 뛰어들어가 그 안에 피해있던 왕진녠과 우메이룽을 연이어 폭행했다. 왕진녠을 엘리베이터에서 끌어내 계속 때리기도 했다. 구타 행위는 30분가량 이어졌다.

중국 현지 매체의 추가 취재에 따르면 왕진녠과 우메이룽은 지금까지 입원 중이다. 왕진녠은 당시 입은 부상으로 갈비뼈가 여러 군데 부러지고 전신에 다발성 근육 손상을 입었다. 우메이룽은 요추 부상과 가슴과 척추에 경미한 골절상을 입었다. CAIH의 임원 비서 중 한 명은 사건 발생 후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장 서기는 사건 이후에도 정상 출근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입원한 85세의 우메이룽 원사는 2014년 국제우주항행과학원이 수여하는 최고 상인 폰 카르만(Von Karman) 상을 받았으며, 왕진녠 원사는 2016년 IAA 원사에 선발된 뒤 2017년 IAA 주석단 회원에 당선된 석학이다.

CAIH는 지난 2일 내부 통지를 통해 이번 사건을 고도로 중시한다고 알렸다. 회사 내 당원과 간부는 이번 사건을 바깥으로 유포하지 말고 “정치 기율과 정치규율을 엄수해, 깨끗하고 공정한 여론환경을 조성하라”고도 지시했다.

모회사인 CASC는 4일 “장타오 동지 음주 폭행 사건에 관한 통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통보에 따르면 CASC 당조직은 이번 사건을 고도로 중시, 장타오의 직무를 잠정 중지시켰으며 조사에 협조하도록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CASC는 이미 조사팀을 CAIH에 파견해 사건 당일 전체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장타오는 1964년생으로 CASC 기획경영부 경제기술협력무역처 처장, 홍콩 항천과기국제그룹 유한공사 기획개발부 총경리, 홍콩 항천과기국제그룹 유한공사 집행이사, 당위원회 위원, CASC 경영투자부 부부장 등을 역임했다.

CAIH는 2006년 12월 성립되어 2008년 3월 정식 운영을 시작한 투자회사다. 등록 자본금은 120억 위안(2조961억원), 관리하는 투자금액은 2240억 위안(39조1300억원)으로 CASC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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