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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2년 뒤 정상화, 아시아-유럽 노선은 좀 더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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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피터 앨버스 CEO는 구조조정에도 취항지 수를 유지하며 팬데믹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사진 KLM]

피터 앨버스 CEO는 구조조정에도 취항지 수를 유지하며 팬데믹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사진 KLM]

항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1년이 넘는 긴 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나려 한다. 몇몇 항공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이유다. 이제 관심은 정상화 시점이다. 중앙일보가 온갖 위기를 이겨내고 100년 이상을 생존한 KLM네덜란드항공의 피터 앨버스 최고경영자(CEO)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피터 앨버스 KLM항공 CEO #위기 타개하려 직원 6000명 줄여 #한국 노선, 허브로 활용하려 유지 #탄소배출 80% 줄인 항공유도 개발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9년을 정상으로 본다면, 언제쯤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항공사들에 2019년은 (정상 수준이 아니라) 호황기였다. 현재 회복 흐름에 비춰 글로벌 항공업은 2023년이나 2024년이 되면 2019년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단, 노선별로 차이가 크게 나타날 것이다. 북미와 유럽의 역내 노선은 빠르게 회복할 전망이다. 반면 아시아-유럽 노선은 뒤늦게 정상화할 듯하다.”
지난해 3월 이후 이어지는 팬데믹 불황을 KLM은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가.
“전례가 없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KLM은 인력 6000명 정도를 줄였다. 6명 가운데 1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런 어둠과 함께 밝음도 있었다. 임직원들 사이에 일체감이 커졌다. 또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국 노선 등을 유지했다. 한국을 중국 등 다른 지역으로 가는 허브로 활용했다.”
KLM은 대한항공 등과 마찬가지로 빅마켓(big market) 항공사는 아니다. 생존의 노하우가 궁금하다.
“한국이나 네덜란드 모두 영토와 인구는 크지 않다. 다만, 이웃에 큰 시장을 두고 있다. 한국은 중국을, 네덜란드는 독일과 프랑스 등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네덜란드엔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이 있다는 점이다. 유럽 항공 루트에서 핵심 허브다. KLM은 제휴 등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연결망을 강화해왔다.”
KLM 2030 탄소·포용 비전

KLM 2030 탄소·포용 비전

앨버스는 추가 질문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KLM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여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올해 겨울부터 올랜도와 칸쿤, 브리지타운, 푸켓, 포트오브스페인, 몸바사 등 6개 노선에 새로 취항한다”고 밝혔다.

KLM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항공유를 개발했다는 얘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심지어 내 귀를 의심했다.
“KLM과 네덜란드 정부, 석유회사인 로열더치셸이 손잡고 대체 연료를 개발했다. 약 석 달 전에 세계 항공사 가운데 KLM이 처음으로 대체연료를 실험했다.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데, 탄소 배출이 8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기존 제트엔진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항공사엔 청신호다.”
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였다니 놀랍다. 대체 연료 가격이 너무 비싸면 항공사 이익이 줄어들지 않을까.
“바이오 연료는 기존 기름값보다 4배 정도 비싸다. 우리가 개발한 지속 가능한 항공유는 바이오 연료보다 더 비싸다. 그렇다고 대체 연료 개발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혁신 초기에 비싸기 마련이다.”  

◆피터 앨버스

1970년 네덜란드 항구인 로테르담에서 가까운 스히담에서 태어났다. 네덜란드 폰티스대에서 물류를 공부했다. 네덜란드 오픈유니버스티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그는 인터뷰 내내 항공사간 제휴 등을 의미하는 연결성(connectivity)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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