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깬 괴력, 오타니 30홈런 선착

중앙일보

입력 2021.07.05 00:03

업데이트 2021.07.0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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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던 오타니 쇼헤이는 올해 MLB 홈런 1위에 올라 있다. [AP=연합뉴스]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던 오타니 쇼헤이는 올해 MLB 홈런 1위에 올라 있다. [AP=연합뉴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MLB)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MLB닷컴 가상 투표서 MVP 1위
근육 늘리며 하체 보강 이후 펄펄
“야구는 프로레슬링 아냐” 비판 이겨

MLB닷컴은 4일(한국시각) 가상으로 이뤄진 자사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MVP 투표 내용을 공개했다. 오타니가 1위 표 28표 중 23표를 받아 아메리칸리그(AL) MVP에 선정됐다. 나머지 5표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가져갔다.

오타니는 지난 4월 말 가상 투표에서 1위 표 94표 중 12표를 얻어 AL 3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1위는 70표를 받은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30·에인절스)이었다. 이후 트라웃은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입은 탓에 후반기에나 출전할 수 있다.

MLB닷컴은 “트라웃의 자리를 오타니가 차지했다. 오타니는 타자로서는 MLB 선수 중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를 밟아 1위에 올랐다. 장타율은 0.705로 이 부문 전체 1위다. 투수로서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그는 역사적인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타니는 5일 볼티모어전에선 31호 홈런을 날렸다. 마쓰이 히데키와 함께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쓰게 됐다. 마쓰이는 2004년에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31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 2018년 MLB에 데뷔할 때 오타니는 타자보다 투수로 더 많은 기대를 받았다. 시속 160㎞가 넘는 강속구를 던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8년 10월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에는 타자로 더 빛나고 있다. 2019년에는 타자로만 출전했고, 지난해에는 마운드에도 섰으나 1패만을 기록했다.

올해 오타니는 마운드와 타석 모두에서 돋보인다. 특히 장타력이 압권이다. 타석당 홈런 0.096개로 홈런 2위 게레로 주니어(27홈런·타석당 0.077개)를 압도하고 있다. 키 1m95㎝·체중 102㎏의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가 어마어마하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오타니의 올 시즌 타구 스피드는 평균 시속 93.8마일(151㎞)에 이른다. 최고 속도는 시속 119마일(192㎞)까지 기록한 바 있다. 오타니가 MLB 네 시즌 동안 때려낸 공 가운데 가장 빨랐던 이 타구는, 올해 빅리그 전체 최고 속도이기도 하다. MLB에서는 그의 타구를 로켓에 비유한다.

올해 그의 홈런 평균 비거리는 413피트(126m)에 이른다. 지난 6월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날린 시즌 17호 홈런은 470피트(143m)나 날아갔다. 오타니 타구의 발사 각도는 평균 17.1도로 2018년(12.3도)보다 크게 높아졌다. 빠른 타구를 높이 띄우니 홈런이 늘어난 것이다.

오타니 파워의 비결은 ‘단단한 하체’다. 지난겨울 그는 하루에 7끼씩 먹으며 체계적으로 벌크업(bulk up·증량)했다. 95㎏였던 체중을 체계적으로 7㎏ 이상 늘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근육질 몸으로 등장한 오타니를 보고 “야구 선수의 몸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야구 평론가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 씨는 “야구는 (근육을 자랑하는) 프로레슬링이 아니다”라고 독설을 날렸다.

그러나 오타니는 괴력으로 편견을 깼다. 오타니는 “지난해에는 무릎 수술 여파로 투·타 모두 힘들었다. 올해 하체를 단련해 중심 이동이 좋아졌다. 덕분에 강한 타구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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