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퍼부은 '지각 장마'…“대비 시간 짧아 유의"

중앙일보

입력 2021.07.04 19:03

39년 만에 가장 늦게 시작한 ‘지각 장마’지만 첫날인 지난 3일부터 전국에 물 폭탄이 쏟아졌다. 3일 밤부터 4일 오후 4시까지 제주도와 미시령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15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가고 있다. 중앙포토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가고 있다. 중앙포토

주말 사이 장맛비로 인해 부산과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시설물 피해가 났다. 98.5mm 비가 내린 울산 울주군에서는 한 남성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늦게 온 장마, 하루 만에 전국에 쏟아졌다

지난 3일에 시작된 장마는 39년 만에 맞는 7월 장마다. 7월에 장마가 시작한 건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지난 1973년 이후 1982년 단 한 번뿐이었다. 당초 올 장마는 6월 말에는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반도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 세력이 강하게 버티면서 정체전선 북상을 막아 늦어졌다.

이번 장마의 특징은 첫날인 지난 3일부터 전국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는 점이다. 남부지방에 머물러있던 정체전선이 서해 상에 머물러 있던 저기압과 만나면서 비구름이 빠르게 확산한 게 이유다. 정체전선이 올라오며 전국이 하루 만에 장마의 영향을 받았다.

4일 오후 기준 한반도 위의 구름. 자료 기상청

4일 오후 기준 한반도 위의 구름. 자료 기상청

주말 누적 강수량이 100㎜ 이상을 기록한 지역이 많았다. 지난 3일 0시부터 4일 오후 4시 사이 제주도에 219㎜로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다. 같은 기간 강원도 미시령 부근은 176㎜, 경남 거제 169.4㎜, 경기 과천시 관악산 139㎜, 경남 함양군 지리산 134.5㎜, 전남 완도 132㎜, 부산 동래 129㎜ 동해안 양양 118.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남해안 지역 대부분에도 100㎜ 넘는 비가 쏟아졌고 서울에도 95㎜나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도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는 정체전선에서의 마찰이 강한 상태라 첫 장맛비 강수량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며 "저기압 영향으로 정체전선이 3일 저녁부터 발달해 비구름이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잦은 비 계속…"대비 기간 짧아요"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잦은 비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지원을 받아 정체전선이 크게 남하하지 못한다"며  "잦은 장맛비가 이어지면서 대비 기간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예보분석관은 "밤이나 새벽 사이에 강한 집중호우가 내릴 확률이 높다"며 "돌발 홍수, 산사태, 저지대 침수 등 비로 인한 피해에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오전 밤새 부산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동래구 126㎜, 부산진구 116.5㎜) 가 내려 도심 하천인 연안교 아래 도로 진입이 한때 통제 되었다. 중앙포토

4일 오전 밤새 부산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동래구 126㎜, 부산진구 116.5㎜) 가 내려 도심 하천인 연안교 아래 도로 진입이 한때 통제 되었다. 중앙포토

6일부터 다시 전국 장맛비

제주도와 남해안을 제외한 지역에는 비가 그쳤지만, 오는 6일부터 다시 전국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겠다. 현재 정체전선은 제주도에 머물고 있으며 6일 다시 북상한다. 이후 8일쯤 다시 내려가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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