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퍼지는데···바이든, 1000명 초청 바비큐 파티 연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4 17:01

업데이트 2021.07.27 00:16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영부인 질 여사가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렸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영부인 질 여사가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렸다.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독립'을 축하하는 성대한 파티를 연다. 지난해 3월 전국적으로 '봉쇄(lock down)' 조처가 내려진 이후 16개월 만에 일상 복귀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했다.

구조사, 소방관 등 1000명 백악관으로 초대
백신 속도전 덕에 일상 정상화 자축하면서도
백신 접종률 낮은 지역 델타 변이 확산 위험
"독립기념일 파티 슈퍼 전파 행사될까 우려"

하지만 최근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미국에서 퍼지고 있어 백악관 파티가 슈퍼 전파 행사가 되거나 코로나19가 종식됐다는 잘못된 신호를 줘 감염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은 7월 4일 백악관 사우스론으로 필수 근로자와 군인 가족을 초대해 바비큐를 주최한다"면서 "대통령은 독립기념일과 코로나19로부터 독립을 기념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전통적인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관람하며 바이러스로부터 독립한 것을 축하할 수 있도록 내셔널몰이 문을 열 것"이라며 바이러스로부터 독립을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는 7월 4일을 미국이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는 돌파구로 삼으려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대국민 담화에서 "7월 4일이면 가족·친구와 뒤뜰이나 동네에 모여 야외 파티나 바비큐를 하고 독립기념일을 축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큰 행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작은 그룹이 함께 모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전망과 달리 백악관은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대형 바비큐 파티를 기획했다. 응급구조사와 소방관·경찰 등 초기대응 요원과 보건의료·식품·교통 등 필수근로자, 군인 가족 등 1000명을 초대했다.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권고에 따라 백악관은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 두기를 의무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델타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바이러스 독립' 행사를 놓고 백악관이 딜레마에 빠졌다. 한편으로는 백신 접종을 늘리고, 감염과 사망을 대폭 줄여 일상 정상화를 이뤘다고 자축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와 달리 과학에 기반해 감염병에 대처했다는 점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규모 독립기념일 파티가 코로나19가 끝났다는 신호를 줄 수 있는데, 이는 부정확하고 정치적으로도 위험하며 잠재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바이든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인수위원회에 참가한 이지키엘 이매뉴얼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우리가 성급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임무 완수'라고 말할 수 없는데도, 모든 걸 잊고 2019년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실수가 될 것"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에게 백신을 최소 1회 이상 접종해 집단 면역을 이루자고 독려했지만, 그마저도 이루지 못했다. 접종률은 3일 오전 6시 현재 67%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접종률 70% 목표 달성은 8월 초로 한 달 가량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독립기념일 연휴 모임이 슈퍼 전파 행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역마다 백신 접종률 편차가 큰 게 문제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공화당 우세 주(州), 상대적으로 백신을 덜 맞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4명 중 1명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미국 25개 주에서 최근 7일 평균 감염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인구의 절반가량이 거주하는 약 2000개 카운티(주 아래 행정단위)가 접종률 70% 목표에 미달했는데, 이곳에서 최근 확진이 급증했다고 WP는 전했다. 약 1000개 카운티는 주민의 30%도 채 접종하지 않았다.

아디티 네루카 하버드 의대 교수는 "여름이 왔고, 감염병 대유행은 끝났고, 파티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미국 내 지배적인 정서"라면서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예방 조치마저 없을 경우 7월 4일 연휴는 코로나19 확산 행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스크 없이 식사하고 어울리는 행동은 델타 변이 급증을 불러오는 "세균 배양 접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