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더미가 건물 130채 쓸어버렸다…日 100년만의 폭우 참사[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07.04 15:13

업데이트 2021.07.04 18:04

일본 시즈오카(靜岡)현에서 2~3일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실종됐다. 이 지역엔 4일에도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즈오카현에서 3일 오전 산사태 발생
주변지역 관측사상 최대 폭우 쏟아져
자위대 등 수색작업 시작..폭우로 난항

4일 오전 구조대원들이 산사태가 발생한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인근 지역에서 진흙더미를 헤치고 생존자를 찾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 오전 구조대원들이 산사태가 발생한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인근 지역에서 진흙더미를 헤치고 생존자를 찾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0분쯤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 이즈산(伊豆山)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순식간에 주택지를 덮쳤다. 최소 130동의 건물이 산에서 쏟아져 내려 온 흙에 파손됐으며, 검은색 토사는 경사면과 하천을 타고 인근 항구까지 2㎞ 정도 흘러내려갔다.

경찰에 따르면 4일 오전까지 피해 주민 중 11명이 구조됐으나 아직 20여명이 실종 상태다. 2명의 여성이 해안가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4일 오전 6시 현재 주민 약 387명이 집을 떠나 피난소에 머물고 있다.

대피소에 피난해 온 72세의 남성은 NHK에 "목욕을 하고 있다가 큰 소리가 들려 밖에 나와보니 덤프트럭이 뒤집혀 있었다"며 "이후 산이 무너지는 굉음이 이어지고 엄청난 속도로 집 안에 흙이 흘러들어와 정신없이 몸만 도망쳐 나왔다"고 말했다.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록적 폭우 

이날 산사태는 일본 열도 태평양 연안에서 정체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시즈오카현과 가나가와(神奈川)현 지역에 이틀 동안 최대 400~500㎜대 폭우가 쏟아지면서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에선 최근 48시간 동안 320㎜가 넘는 비가 내려 1976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지역에서 3일 오전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산 아래 주택을 젚치고 있다. [트위터 @loveskgu 캡처]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지역에서 3일 오전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산 아래 주택을 젚치고 있다. [트위터 @loveskgu 캡처]

시즈오카현 모리마치(森町)도 3일 오전 6시 5분까지 24시간 동안 340㎜의 강수량을 기록해 기상 관측 사상 하루 최대를 기록했다.

이즈산 지역은 화산재 퇴적 지형으로 지반이 약해 2004년 태풍 때도 산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게다가 산 경사면을 따라 주택지가 조성돼 2012년부터는 '산사태 경계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민들이 대피할 틈도 없이 토사가 주택지를 덮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지에는 4일 오전부터 1000여명의 경찰, 소방대, 자위대가 파견돼 수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타미시 주변에는 이날도 시간당 40㎜의 강한 비가 내려 오전에는 잠시 수색 작업이 멈췄다가 10시 이후 재개됐다.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를 오가는 도카이(東海) 신칸센(新幹線)은 3일 밤부터 상·하행선 운행이 완전히 중단됐다가 이날부터 일부 운행이 재개됐다.

지자체 대응 미흡, 비판도

산사태 위험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서둘러 주민 피난 지시를 하지 않은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3일 산에서 쏟아진 토사에 잠겨버린 일본 시즈오카 아타미시의 주택. [AFP=연합뉴스]

3일 산에서 쏟아진 토사에 잠겨버린 일본 시즈오카 아타미시의 주택. [AFP=연합뉴스]

아타미시는 5단계 폭우 경계수위 중 3단계인 '피난 준비·고령자 등 피난 개시'를 발령하고 있다가 산사태가 일어난 후에야 5단계인 '긴급안전확보'로 급하게 상향 조정했다. 가와카쓰 헤이타(川勝平太) 시즈오카현 지사는 3일 밤 기자회견에서 한발 늦은 대응에 대해 "결과적으로 (잘못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지역에서 3일 산사태가 발생해 산 아래 주택을 덮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지역에서 3일 산사태가 발생해 산 아래 주택을 덮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일본 전역에서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현재까지 폭우로 인한 산사태는 아타미시를 포함해 일본의 5개 광역지자체에서 8건이 확인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4일 오전 관계각료회의를 열고 "계속해서 2차 피해에 주의하면서 인명구조 및 수색, 재해 지원에 전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또 "각지에서 계속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기상정보에 주의해 생명을 지키는 행동을 해달라"고 국민들에게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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