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디지털 옷 갈아입는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

중앙일보

입력 2021.07.04 09:00

[더,오래] 류희림의 천년 신라 이야기(3) 

높은 왕릉 사이 자리해 있는 역사 깊은 문화재. 달빛이 아련하게 걸려있는 처마.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소나무와 사찰. 발길 닿는 곳마다 문화재이며 돌아보는 곳곳마다 유적지인 경주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 역사문화를 대표하는 천년고도 ‘경주’의 상징성은 그만큼 강하다. 그런데 최근 경주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장년층은 ‘경주’라는 단어에 불국사와 첨성대 등을 떠올리지만, 청년들은 ‘황리단길’을 떠올리고 있다.

신라역사문화를 첨단 영상전시로 되살린 인터랙티브 전시관 '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아트)'전시관 내부. [사진 경주엑스포]

신라역사문화를 첨단 영상전시로 되살린 인터랙티브 전시관 '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아트)'전시관 내부. [사진 경주엑스포]

경주의 이미지가 이처럼 변하듯 신라문화유산들도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그 옷은 바로 ‘디지털’이다. ‘경주’와 ‘디지털’의 조화가 어색할 것 같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다.

세부적인 면면도 화려하다. 경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핫’함을 자랑한다. 대표적인 곳이 ‘경주타워’다.

경주타워는 황룡사 9층 목탑의 실물 크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모습으로 경주의 랜드마크로 자리를 단단히 하고 있다. 미디어 파사드와 82m 전망층에서 진행되는 첨단 영상전시는 8세기 서라벌을 옮겨온 듯 생생한 체험의 장으로 펼쳐져 필수 관광코스로 성장했다.

특히 최근 경주지역 15개 주요 유적지를 복원하는 ‘신라왕경특별법’의 청사진을 담은 세밀한 영상으로 재탄생을 예고하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아트)' 전시관에서 아이들이 영상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아트)' 전시관에서 아이들이 영상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반응형 미디어 아트를 통해 신라문화유산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도 있다. 경주엑스포대공원 ‘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 아트)’는 첨성대와 신라금관, 실크로드 등을 테마로 한 첨단 ICT 복합 전시로 화려함을 뽐낸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는 문화유산의 새롭고 화려한 영상미는 SNS를 뜨겁게 장식하고 있다. 무엇보다 삼국유사의 문구가 새겨진 벽과 바닥에 연꽃이 수놓아지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전시는 감동을 자아낼 정도다.

HMD(머리 착용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기술과 3D 가상체험 및 스토리텔링 전시기법으로 구현된 석굴암HMD는 석굴암 안을 직접 걸어 들어가 만져보는 듯한 생생한 체험을 전달한다.

아울러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2월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주종 1250주년을 맞아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활용한 실감형 디지털 콘텐츠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을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야간 경주타워.

야간 경주타워.

한편 경주시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반의 실감미디어를 활용한 새로운 체험 관광 콘텐츠를 마련하고 스마트미디어 산업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 운영 등 디지털 스마트 산업과 역사의 메카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도도 신라, 유교, 가야 등 3대 문화권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관광자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며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가는 역사 문화관광을 기획하고 있다. 디지털을 통한 변화의 기류가 역사문화를 감싸고 있다.

'2019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 당시 경주엑스포대공원을 방문한 독일 학생들이 경주타워에서 '신라천년, 미래처년'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2019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 당시 경주엑스포대공원을 방문한 독일 학생들이 경주타워에서 '신라천년, 미래처년'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문화재가 주는 전통 그대로의 고즈넉한 모습과 세월에서 느껴지는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은 압권이다. 하지만 새로운 매개체를 통해 젊은 세대와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변화하는 모습 또한 무수한 세월을 쌓아온 문화재가 새로운 역사를 쌓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자연스러운 변화의 단편으로 과거와 미래의 환상적인 융합으로 펼쳐질 역사문화 도시 경주의 새로운 미래가 기대된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역사의 증인으로서 지켜보고 즐길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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