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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나라밖 얘기라고? 편견 깨부순 김서형에 답있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7.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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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느 해변가의 라이프가드 타워. 무지개 문양은 비단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성소수자를 응원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느 해변가의 라이프가드 타워. 무지개 문양은 비단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성소수자를 응원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AFP=연합뉴스

2021년의 절반이 어느새 훅~ 지나갔습니다. 상반기 마지막 달인 6월은 미국에선 의미가 큰 달이기도 했는데요. 일명 ‘프라이드의 달(the Pride month)’이기 때문이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관련 행사를 백악관에서 열며 기념했습니다. 무슨 달이었기에 그랬을까요. 성소수자의 권익을 위한 달이었습니다. LGBTQ, 즉 레즈비언(L)과 게이(G), 양성애자인 바이섹슈얼(B)과 트렌스젠더(T), 성정체성에 의문을 가진 이들(Q)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죠.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LGBTQ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질 바이든의 남편입니다(좌중 웃음). 백악관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중략)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백악관에 걸린 무지개 깃발을 봅니다. (중략) 미국 역사상 가장 LGBTQ를 지지한다고 평가되는 정부를 이끌고 있기에,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LGBTQ를 위한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LGBTQ를 위한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AP=연합뉴스

바이든이 그 뒤 호명한 이들은 미국 최초의 성소수자 각료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과, 최초의 트랜스젠더 상원의원 사라 맥브라이드 등이었습니다. 부티지지 장관은 올해 39세로 최연소이기도 하고, 지난해 경선 당시엔 바이든을 위협했던 정치 신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었던 시절,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간 결혼의 합법화를 주도헀으나, 정계 요로마다 이렇게 LGBTQ가 스며든 건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의 힘이기도 하지요.

갑자기 웬 배우 김서형 씨 사진이냐구요? 조금만 참고 끝까지 읽어주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압구정에서 드라마 '마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입니다. [사진 키이스트]

갑자기 웬 배우 김서형 씨 사진이냐구요? 조금만 참고 끝까지 읽어주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압구정에서 드라마 '마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입니다. [사진 키이스트]

물론, 반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반대할 권리도 소중하지요. 꼭 6년 전인 2015년 7월에 제가 썼던 이 미국인 친구의 동성 결혼식 참석 칼럼을 보고도 많은 분들이 이런 반응을 보내주셨습니다. “동성애는 그래도 옳지 않아” 또는 “동성애를 조장하는 건 아니냐” 또는 “당신도 성소수자인거냐” 등.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은 “No”입니다만, 성소수자인 친구들이 자신들의 성향으로 괴로워하고 숨어지내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권익을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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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정계뿐 아니라 사회 각계에서 LGBTQ가 서서히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미국 네바다 주의 미인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처음으로 우승한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성정체성의 고민 끝에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카탈루나 엔리케스(27)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래 사진 보시죠. LGBTQ라는 사전지식이 없다면 남성인지 여성인지, 아실 수 있었을까요? 사실 이런 질문 자체도 서서히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탈루나 엔리케스, 미스 네바다로 선정된 직후. [인스타그램 캡처]

카탈루나 엔리케스, 미스 네바다로 선정된 직후. [인스타그램 캡처]

가까운 일본에서도 성소수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40~50대 분들은 잘 아실 법한, 일본의 가수 우타다 히카루(宇多田光)라고 있죠. 1983년인 그는 지금껏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가수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지만, 지난달 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는 논바이너리(non binary)”라고 밝혔습니다. 자신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는 주장이지요.

우타다 히카루의 '핑크블러드' 뮤직비디오 한 장면. [우타다 유튜브 캡처]

우타다 히카루의 '핑크블러드' 뮤직비디오 한 장면. [우타다 유튜브 캡처]

나라밖 얘기일뿐이라고요? 아닙니다. 지난주 무려 10%대의 시청률로 막을 내린 화제의 드라마, ‘마인’의 주인공 정서현 역시 성소수자이죠. 편견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의 흥행은 진심으로 반가웠습니다. 낳은 엄마뿐 아니라 기른 엄마의 사랑도 중요하며, 성소수자의 사랑도 소중하고, 여성이 서로를 도와 사회의 편견을 전복시킨다는 소재가 참, 신선했죠. 정서현을 연기한 배우 김서형씨의 흡입력 있는 연기력 역시 한몫 했습니다. JTBC의 ‘스카이 캐슬’에서의 ‘쓰앵님’과는 또 다른 카리스마였습니다.

드라마 '마인'. [사진 tvN]

드라마 '마인'. [사진 tvN]

드라마뿐 아닙니다. 『쇼코의 미소』와 같은 수작을 써낸 최은영 작가의 작품 중 『내게 무해한 사람』을 권해드립니다. 첫 페이지부터 분명 어여쁜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데, 둘의 성별을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주인공 이름 수이와 이경이 나온 뒤에도 애매모호하죠. 당연히 남녀라고 생각하고 읽다가 뭔가, “음?” 이런 느낌이 듭니다. 그러다 십수 페이지를 넘긴 뒤에야 이들 둘 모두 여성임을 독자들은 알게되죠. 그리고, 둘의 사랑을 응원하게 됩니다.

동성애를 조장하는 소설일까요? 내겐 무해한 사랑 아닐지요. 다른 게 틀린 게 아니라는 것, 달라서 우리 사회가 더 다채로워질 수 있다는 걸 지나간 6월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2021년 하반기,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전수진 투데이ㆍ피플 뉴스팀장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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