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車담] 알리바바 220만원 판다는 전기차, 나도 한대 뽑아볼까 했더니

중앙일보

입력 2021.07.03 14:00

업데이트 2021.08.06 13:18

알리바바에서 팔리는 중국산 NEV. [사진 알리바바]

중국 온라인쇼핑몰 알리바바에 등록된 미니 전기차. [사진 알리바바]
중국 온라인쇼핑몰 알리바바에 등록된 미니 전기차. [사진 알리바바]
중국 온라인쇼핑몰 알리바바에 등록된 미니 전기차. [사진 알리바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온라인쇼핑몰 알리바바에서 저속 전기차(Neighborhood Electric Vehicle, NEV)를 검색하면 수백 가지의 전기차가 검색된다. ‘없는 것이 없다’는 알리바바의 명성에 걸맞게 각양각색의 전기차가 즐비하다. 또 어떤 것들은 차라기보단 장난감에 가까울 정도로 앙증맞은 크기다. NEV는 국내에서 보통 1000만 원대에 팔리는 ‘초소형 전기차’보다 더 작은 전기차다.

NEV 중엔 깜짝 놀랄만한 가격대의 차가 눈에 띈다. 1000달러(약 110만원)짜리 세단부터 2000달러(약 220만원) 덤프 픽업트럭, 3000달러(약 330만원) 빈티지 로드스터, 3900달러(약 430만원) 상용차, 1만 달러(약 1100만원) 밴 등이다. 일부는 등록을 마친 후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없는 차도 있지만, 대다수는 번호판을 달 수 없는 ‘동네 전기차’다. 이런 차들은 최대 주행거리는 100㎞ 미만, 속도는 시속 40㎞ 이하다.

NEV는 중국에만 있는 전기차는 아니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미등록 차량이라 일반 도로에서 달릴 순 없지만, 제한된 공간 또는 길에선 탈 수 있다. 미국의 실버타운에서 이런 차들이 운영된다고 한다. 또 농촌의 농로를 달리는 전동 카트와 같은 4륜 바이크도 NEV의 범주에 들어가는 모빌리티다.

중국에서 NEV가 활발하게 생산되고, 쇼핑몰을 통해 판매될 수 있는 건 중국의 풍부한 전기차·배터리 인프라 덕분이다.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는 수백 군데에 달한다. 이는 배터리를 쉽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자가 온라인몰에 올린 영상을 보면 이들 공장은 전기차 금형부터 조립까지 한 공장에서 뚝딱 만들어 낸다. 사실 배터리만 있다면 한국의 농기계 제조사도 만들어내는 건 어렵지 않다고 한다.

이런 차들은 실제로 팔리고 있을까? 또 중국 외 나라에서 수입이 가능할까? 지난달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eletrek)’에 전기차·배터리 관련 소식을 연재하는 한 객원기자가 중국 전기차업체 창리의 덤프 픽업트럭을 직접 미국으로 수입하는 과정을 게재하면서 몇 가지 궁금증이 풀렸다.

미카 톨이라는 객원기자는 “5만 달러짜리 포드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을 사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대신 중국산 픽업트럭을 주문했다. 당신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구매 과정에서 인터넷에 표시된 2000달러보다 몇배로 뛰었다. 배터리를 따로 사야 했고, 유압 덤프 기능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옵션 그리고 미국까지 컨테이너 배송비를 합치니 6000달러(약 660만원)로 불어났다. 하지만 그는 “그런데도 6000~7000달러에 달하는 골프 카트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픽업트럭”이라고 했다. 물론 통관과 등록 과정에서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런 규정을 하나씩 헤쳐가는 게 재미라고 했다.

단돈 6000달러(660만원)에 덤프 기능이 있는 픽업트럭을 가질 수 있다면 한번 욕심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모빌리티 전문가들은 “쉽게 결정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배터리·전기차 수입 규정이 미국과 한국은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은 ‘FMVSS 500(Federal Motor Vehicle Safety Standard 500’이라는 저속자동차 규정이 있지만, 한국엔 아직 이런 규정이 없다.

까다로운 수입 통관 절차도 개인이 하기엔 버겁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은 “알리바바에서 들여올 수는 있겠지만, 배터리·차에 대한 안전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더러 직접 하는 사람도 있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NEV는 아직 배터리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지금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중국산 삼륜차도 차체만 들여오고 배터리는 한국산을 쓴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배터리·전기차 보급과 대중화 차원에서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저속전기차 보급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산업 측면에서 배터리 제조사가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하는 작은 규모의 제조업체에도 좀 더 물량을 보급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자동차학)는 “NEV는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주요 먹거리가 될 것인 만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 강국이지만, 국내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라면 마이너 업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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