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간 5명, 순식간 뛰어들었다…인천대교 투신사고 골머리

중앙일보

입력 2021.07.03 14:00

업데이트 2021.07.03 15:54

인천대교. 뉴스1

인천대교. 뉴스1

지난 29일 오전 인천시 중구 운북동 인천대교 인근 바다. 해경 경비함정 2척과 연안 구조정 2척이 바쁘게 오갔다. 인천대교에서 투신한 A씨를 찾기 위해서였다. A씨는 수색 50분 만에 발견됐다.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며 병원으로 옮기는 등 노력했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달 인천대교에서 투신한 세 번째 사망자다.

5~6월에만 투신사고 5건 발생 

인천대교에서 투신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인천시와 다리를 관리하는 인천대교(주)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21.38㎞ 길이의 다리다. 2009년 10월 개통 이후 연간 1000만대 이상의 차량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개통 이후 매년 10여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관련 기관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인천대교에선 매년 평균 10여건의 추락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5~6월에만 인천대교에서 5건의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나머지 1명은 해경에 구조됐다.

인천대교는 구조만 봤을 땐 추락 사고가 쉽지 않은 곳이다. 차가 오가는 왕복 6~8차선만 있지 보행로가 없다. 난간 높이도 1.2m에 이른다.
인천대교 측은 설치된 폐쇄회로 TV(CCTV)로 24시간 동안 다리를 살펴본다. 갓길에 차량이 정차하거나 행인이 보이면 비상벨이 울리고 순찰차가 즉시 출동하도록 하고 있다. 핫라인이 구축된 인천해양경찰서에도 신고가 접수돼 경비함정이 투입된다.

그러나 순식간에 바다로 뛰어내리기 때문에 순찰차가 곧바로 출동해도 제지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발생한 추락 사고 모두 차량을 이용해 인천대교 한가운데에 내린 뒤 투신했다. 이를 목격한 인천대교 직원들의 트라우마도 크다고 한다.

이에 해경과 인천시는 인천대교 측에 추락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 난간을 설치하거나 서울 마포대교처럼 자살 방지 문구를 넣자는 것이다.

아라뱃길에 생긴 안전 난간, 인천대교엔 설치 못 하나  

인천시에선 안전 난간 등으로 투신 방지 효과를 본 사례가 이미 있다.
경인아라뱃길 인천구간에 설치된 5개 다리에서만 2012년 개통 이후 현재까지 170여건 투신사고가 일어났다. 이중 시천교는 매년 투신사고가 상습적으로 발생했다.

태양광 시설을 접목한 ‘자살예방 안전난간’을 설치된 경인아라뱃길 시천교. 인천시

태양광 시설을 접목한 ‘자살예방 안전난간’을 설치된 경인아라뱃길 시천교. 인천시

이에 인천시는 지난 1월 포스코에너지(주)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이곳에 태양광시설을 접목한 '자살예방 안전난간'을 설치했다. 난간 높이를 기존 1.4m에서 2.8m로 높였다. 난간 상부 각도를 안쪽으로 휘게 하고 최상부에는 회전 롤러를 설치해 투신을 시도해도 손이 미끄러져 다리 안쪽 보행로로 떨어진다. 희망 메시지 표지판도 설치됐다. 이후 시천교에선 더는 투신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안전 난간 등은 경인아라뱃길의 다른 다리 4곳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시천교 안전 난간은 올해 자살예방정책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인천시는 이런 안전 난간 등을 인천대교에도 설치하기 위해 인천대교(주)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18일에는 실무 대책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인천대교(주) 측은 "안전 난간을 설치하려면 다리에 대한 안전진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며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2018년부터 인천대교 등에 투신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계속 보내고 있다"며 "인천대교 측도 투신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으니 계속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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